(뉴욕=연합인포맥스) 이진우 특파원 =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 반대로 주식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겔 와튼 스쿨 교수.

월가에서 존재하는 양극단의 의견을 대표하는 두 인사도 최근 "채권보다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파버는 4일(미국 동부시간) 경제 방송인 CNBC에 출연해 미국의 대표적 헬스케어 회사인 존슨앤존슨과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을 비교했다.

그는 "존슨앤존슨의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10년의 투자 기간을 생각해본다면 미 국채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존슨앤존슨 주식의 수익률은 4% 수준이다. 반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사상 처음으로 1.50% 밑으로 떨어졌다. 유럽 재정 위기감이 고조돼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겔 교수는 파버 의견에 공감했다.

교수는 "주식 배당 수익률이 60년 만에 처음으로 장기 채권 수익률을 넘어섰다"며 "이는 배당만 제대로 받을 수 있다면 걱정할 게 없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최근 유가가 하락한 것도 소비자와 주식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경기가 침체 없이 천천히 성장하는 것, 기업 수익은 그저 그렇지만 배당은 많은 것, 이 상황이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월가의 비관론과 긍정론을 대표하는 두 인사답게 전 세계 경기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시겔 교수는 경기가 천천히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대형은행의 예금을 보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파버는 전 세계 경기가 빈곤의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역시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며 "성장하지 못하면 수요가 줄고, 수요가 줄면 생산이 줄어 미국 기업 실적도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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