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주요 아시아통화 가운데 원화의 절상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역내외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세가 급격히 가라앉으면서 달러화 1,150원선이 무너진 이후에도 조심스럽게 하락을 모색하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 주요 아시아통화 절상, 절하율>

1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브렉시트 발표가 있었던 지난 24일 이후 일주일간 달러대비 원화는 2.76% 절상됐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2.54%, 인도네시아 루피화는 1.33%, 대만 달러는 0.56%, 인도 루피아화는 0.50%, 싱가포르달러는 0.46%, 태국 바트는 0.37% 절상됐다.

같은 기간중 달러대비 중국 위안화는 0.58%, 필리핀 페소화는 0.07% 절하됐다.

원화 절상폭이 유독 두드러지게 확대된 배경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조치와 경상수지 흑자 기조 등이 꼽혔다. 다른 아시아통화 대비 그나마 강세를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이 됐던 셈이다.

역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둔화된 영향도 컸다. 브렉시트 여파에 급격히 원화 약세에 베팅하던 역외투자자들이 일제히 롱스탑한 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역내 수급 중심으로 환율이 흘러갔다. 반기말에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유입되는 경향이 짙은 만큼 달러-원 환율이 무거운 흐름을 보였다.

서울환시 전반의 포지션 역시 중립적인 양상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브렉시트 여파로 환율이 큰 폭으로 출렁이면서 이월포지션을 공격적으로 가져갈 정도의 여력이 줄었다. 달러-원 환율이 대외 변수에 급변동하는 상황에서 몸을 사려야 하는 형편이다.

환시 참가자들은 달러화가 1,140원선 아래로 오버슈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봤다. 달러-원 환율이 1,140원대로 내리면서 환시 참가자들은 다시금 방향성 모색에 나서는 상황이다. 달러화가 한 주 만에 40원 가까이 급락한 만큼 레벨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미국 금리인상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반적으로 이머징통화에서 리스크회피가 완화되고, 유동성 장세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라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인 만큼 1,140원대 중반에서는 한번쯤 쉬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서울환시 관계자는 "최근 브렉시트 발표 이후 역외 투자자들의 포지션 청산과정에서 환율이 하락했는데 액티브하게 원화 강세를 이끄는 흐름은 아니다"며 "1,150원선 부근은 방향성을 모색하는 레벨이기에 레인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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