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진우 특파원 = `내가 죽으면 유로존 부채 분담을 허용하겠다(Merkel would allow shared liability for euro-zone debt over her dead body)'.

26일(미국 동부시간) 한 외신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극단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유로존 부채 분담에 반대했다고 보도해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헤드라인이 공개된 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미국 달러화에 유로당 1.2441달러까지 급락했다. 하락했던 미국 국채 가격은 상승세로 전환됐고, 뉴욕 증권시장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등 3대 지수는 혼조세에서 약세로 바뀌었다.

독일의 반대가 분명해진 만큼 오는 28일∼29일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부채 분담 방안이 나올 수 없다는 실망감에서다.

하지만, 이 외신은 곧 헤드라인을 바꿨다.

메르켈 총리가 직접 한 말이 아니라 메르켈이 당에 한 말을 당 관계자가 '간접적으로' 전한 것이라고 수정했다.

직접 쿼트가 아닌 것으로 밝혀진 순간, 유로화는 낙폭을 급격히 축소했다. 미 국채 가격은 다시 하락했고, 뉴욕 증시는 혼조세를 넘어 상승세로 전환됐다.

보도 직전의 제자리로 돌아간 것이다.

다른 외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 관계자 몇 명을 모와 놓고 부채 분담 방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설명했다.

얘기를 들은 당 관계자가 메르켈 얘기를 언론에 전달한 것이다. 그동안 메르켈은 유로본드 발행 등 유로존 부채 분담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임을 분명히 해왔다.

따라서 새로운 얘기는 아닌 셈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유럽 정상회의를 앞두고 그만큼 시장 심리가 불안정하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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