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STX조선해양이 19일 발행할 예정인 1년물 회사채 금리의 수요예측 희망 금리밴드가 무려 6.9∼7.3% 수준에서 결정돼 관심을 끌고 있다.

STX그룹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재무구조약정을 체결하고, 조선업황의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조달금리에 '그룹ㆍ업황 리스크'가 더욱 크게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STX조선은 9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수요예측을 실시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발행금리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STX조선이 지난 4월9일 발행한 1천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금리는 6.90%였다. 만기가 3년이었다.

이번에 발행하는 회사채는 만기가 1년이다. 희망 금리밴드의 하단이 6.90%이고, 최근 다른 기업들의 수요예측에서 발행금리가 밴드 상단에서 결정되는 사례가 많은 것을 고려할 때 1년물 금리가 3년물 금리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일 기준 동일 등급(A-), 만기의 무보증 공모채의 민평금리는 3.99%다. 민평금리에 비해 291∼331bp 높다.

STX조선은 희망 금리밴드 결정에 앞서 주관사(이트레이드증권)와의 협의 과정에서 발행금리를 6.60% 수준으로 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주관사 측은 그룹 리스크에 따른 수요부족, 업황 개선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수요예측에서의 미달 가능성 등을 이유로 금리밴드를 높일 것으로 요구했고 STX조선은 그대로 받아 들였다.

결과적으로 회사 측에서 생각하는 수준보다 최소 30bp 정도 금리가 높아진 것이다. 투자자들이 판단하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30bp 정도 덧붙여진 셈이다.

STX조선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지만 신용등급 'A-'에 7%에 육박하는 금리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STX조선은 일반 기관투자자가 선호하는 채권은 아니지만 리테일을 주로 취급하는 기관들에게는 좋은 채권이었다. 과거에는 신협이나 새마을금고 등에서 많이 담아가던 채권이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편입 채권의 신용등급을 'A0' 이상으로 높이면서 STX조선 회사채의 수요 기반은 크게 무너진 상태다.

이번에 발행하는 1년물 회사채의 금리밴드가 6.9∼7.3%에 달하지만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달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점 때문이다.

따라서 인수단에서 물량을 받아가 개인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로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인수단에 이트레이드증권(대표주관사, 300억원), 동양증권(300억원), 한화증권(200억원) 등 리테일 판매에 강한 증권사들이 참여한 것도 이러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산업은행도 200억원을 인수하기로 했다.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자금 지원 성격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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