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10년 전보다도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설계 등 고부가가치 영역 진출과 현지법인 중심의 사업운영체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랐다.

2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까지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미화 233억1천3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92억9천700만달러보다 41% 감소한 수준이며 10년 전인 2007년 398억달러보다도 100억달러 이상 부족했다.

질적인 수준에서도 후퇴 조짐이 역력했다.

올해 진출한 해외건설시장은 96개국으로 지난해 105개국보다 9%, 진출업체도 224곳으로 지난해 250개업체보다 10% 감소했다. 해외진출이 처음인 업체도 48곳으로 지난해 55곳보다 13% 줄었다.

지역별 수주현황을 보면 태평양과 북미, 유럽, 아프리카 정도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한 수준이었고 주력시장인 중동, 아시아에서는 수주액이 큰 폭으로 줄었다.





<해외건설 수주동향. 출처: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업계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 거시경제환경에 현지화 요구 증대 등 발주국 사업환경 변화가 겹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 인력의 20% 이상 고용을, 중남미 국가들은 현지인의 75% 이상 고용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재 사용에서도 이란은 51% 이상, 중남미 국가들은 30% 이상을 조건으로 걸고 있고 자본구성에서도 현지회사 비중을 일정 비율 이상으로 맞출 것을 요구하는 국가들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발주국가의 변화 등을 고려할 때 현지법인 운영 비중을 높이고 사업분야를 설계·구매·시공(EPC) 분야에서 프로젝트사업관리(PMC), 기본설계(FEED) 등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혜주 현대건설 전무는 지난 18일 열린 해외건설협회 창립40주년 기념 세미나 발표 자료에서 "국내 업체는 EPC 영역에 한정된 사업을 주로 수행해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 영역에 치중했다"며 "고부가가치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PMC, FEED, 기본설계 영역 진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현지법인 중심의 운영체제 등을 구축해 사업확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한국인 위주 조직 운영을 탈피하고 인재 세계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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