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을 두고 외압동원 논란이 이는 가운데 합병을 전후한 삼성물산 주택사업 부문의 실적이 재조명되고 있다. 같은 기간 다른 대형건설사가 주택사업을 확장한 것과 달리 매출과 사업비중을 줄이는 등 다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분기 3천782억원에 달하던 삼성물산 건설사업부의 주택매출은 2014년 2분기 8천365억원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당시 삼성물산은 4천387억원 규모의 서울 개포주공2단지 재건축을 수주하는 등 2분기 들어 1조578억원의 신규 수주를 올렸다. 한 해 전인 2013년 2분기 매출액 4천525억원, 신규수주 7천45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렇듯 순항하던 주택사업은 뚜렷한 이유없이 점차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14년 3분기 삼성물산의 주택사업 매출액은 5천38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천억원가량 줄었고 2014년 4분기 4천810억원, 2015년 1분기 4천260억원으로 다시 꺾였다.

주택사업 수주잔고도 2013년 2분기 14조6천억원에서 그해 4분기 13조원대로 꺾인 뒤 2015년 2분기에는 12조원대로 재차 하락했다. 2015년 4분기 13조원대로 잠깐 올라섰지만 2016년 3분기 12조3천억원대로 감소했다.







<삼성물산 주택사업 매출 및 수주잔고 추이>



같은 기간 다른 대형건설사의 움직임은 달랐다.

현대건설은 2014년 매출총이익에서 13.2%를 차지하던 주택부문 비중을 2015년 36.7%까지 끌어 올렸다. 대우건설은 같은 기간 주택사업 비중을 55.4%에서 77.8%로, GS건설도 48.8%에서 86.2%로 확대했다.

KB증권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국내 5개 대형건설사의 주택부문 매출총이익 기여도는 2014년 35.7%에서 2015년 60.0%로 대폭 증가했다.









일부에서는 삼성물산 주택사업부문 행보를 두고 2015년 3분기 있었던 제일모직과의 합병 영향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했다.

당시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의 합병비율을 두고 논란이 일자 "삼성물산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지난 몇 년간의 건설 경기 침체와 업황 회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 따른 주가 하락에 원인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의 설명과 달리 당시 상장건설사 중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등의 PBR은 1이 넘었고 심지어는 그룹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도 1.72였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작년 한 해는 공급과잉 우려가 나올 정도로 대부분의 건설사가 주택분양에 주력했다"며 "삼성물산만은 주택사업부문 매각설, 조직 축소 등 다른 행보를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내일(6일)로 예정된 국회 국정조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 총수들이 총출동한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해 부당한 방법으로 국민연금에 압력을 가했는지가 중점 질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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