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시장은 아직 선진화되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인상 등 외부의 충격에 허약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나마 금융시장 개방의 폭이 크지 않아 충격의 강도가 약하다는 데도 시장은 이미 큰 부담을 드러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에서 자본유출이 발생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4조달러에 달하던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달러 수준으로 추락했고,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되면 더 큰 폭으로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금리인상 '한방'에 휘청거리는 중국 시장의 모습은 앞으로도 자주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연말 나타난 이러한 장세는 향후 3~4년간 벌어질 장세의 축소판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2017년부터 본격화돼 약 3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을 손 보겠다고 단단히 벼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1월 취임 후 최소 4년 간 재임한다. 트럼프 정부의 집권과 연준의 금리인상을 감안할때 중국 금융시장은 험난한 파고를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는 내년 1월 취임과 동시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준비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1월부터 그 작업이 진행되면 이르면 4월 중 나올 환율보고서에 그 내용이 담길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내에 무역정책을 전담할 국가무역위원회를 만들었고, 위원장에 '대중 강경론자'인 피터 나바로를 임명했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전부터 외교, 통상, 안보 등 각종 이슈에서 중국에 예리한 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의 심장인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건 좋지 않은 징후다. 주식과 통화가치, 국채가격 등 3대 가격변수가 모두 추락하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 국면에 빠진 중국이 미국의 거센 도전을 막아낼지는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수출과 내수 모두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중간재를 중심으로 한 수출은 물론, 관광과 쇼핑 등 내수도 중국이 키를 쥐고 있다.
이에 대해 아무런 대비가 없다면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한 대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신세를 면할 길이 없어 보인다. 향후 3~4년간 미국에서 찬 바람이 불면서 중국은 감기에 걸리고, 우리나라는 중병에 시달리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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