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월 909억달러 경상수지 흑자…연간 전망치에도 근접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바닥권을 벗어나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은 4일 '11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수출이 2014에서 2016년에 걸쳐 한번 꺾였다 2016년 하반기부터 더 나빠지지 않고 있다"며 "4분기 상황도 수출입만 보면 (여건이) 괜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박종열 금융통계부장은 "11월 수출 개선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호조, 철강 단가회복 등의 영향이 컸다"며 "수입의 질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본재 수입이 증가했는데 반도체, 기계 등 설비투자장비 중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수출이 어느 정도 저점을 다진 것으로 한은은 평가한 셈이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12월15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조심스럽지만 올해 1분기가 저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수출 여건을 보면 긍정적 요인도 있어 과거와 같은 큰 회복은 어렵지만 내년에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년 수출 여건이 호전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11월 수출입은 전년동월대비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경상수지 흑자를 주도했다.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7.7%, 수입은 10.6% 증가했다.

수출은 지난 10월까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파업과 태풍에 의한 자동차 생산차질 등으로 수출이 부진했던 부분이 해소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아울러 화공품(석유화학), 반도체, 철강제품 단가회복 등 주력품목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도 호황을 보였다.

수입도 4년9개월 만에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에 직전연도 대비 18.1% 감소한 것과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원자재 수입과 더불어 자본재 수입이 늘었는데 주로 반도체, 기계류·정밀 기계 등 설비투자에 기여하는 품목이 증가했다.

한은은 수출입 여건이 크게 나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국제유가 반등도 수출입 개선 요인 중의 하나다. 유가가 반등하면 수출에서 석유화학 제품 부문이 증가하고, 수입에서는 원유도입단가가 올라 증가폭이 커진다.

글로벌 화공품과 반도체 시장 활황, 철강제품 단가회복세가 이어진다면 수출은 계속 호조를 보일 수 있다. 수입 역시 유가 상승에 원유도입단가가 증가하면 점차 확대될 수 있다.

이처럼 수출입이 증가하면서 2016년 1~11월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909억1천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한은이 전망한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인 970억달러에도 근접한 수준이다.

다만, 한은은 수출입 개선이 우리나라 4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 호조로 연결될지 여부에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최정태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국제수지는 명목 지표지만 GDP성장률은 실질지표여서 물가를 반영한 실질성장률을 구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항목별로 다르다"며 "GDP성장률은 소비, 정부지출 등 국내요인도 있어 수출입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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