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빅 이슈어'인 CJ제일제당이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해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을 냈다. 매년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던 CJ제일제당은 올해도 차입금 상환을 위해 4천억원을 발행한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전일 3·5·7년물로 나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7천500억원의 주문을 끌어냈다. 발행규모를 감안하면 2배에 육박하는 주문이 유입된 셈이다.

앞서 회사채 발행규모가 컸던 만큼 투자자 확보 여부를 두고 일각의 우려도 있었지만, CJ제일제당은 'AA'로 우량한 신용등급과 안정적인 업종이라는 점을 내세워 결국 투자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CJ제일제당의 수요예측 '흥행'에는 중·장기물의 선방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최근 기관들이 3년물 등 단기물을 대신해 비교적 금리 매력이 큰 중장기물로 투자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점이 도움이 된 셈이다.

CJ제일제당이 5·7년물에 몰린 주문은 총 3천700억원이었다. 2천억원 어치 발행할 계획인 5년물에는 2천200억원의 기관 수요가 있었고, 500억원 어치 발행할 계획인 7년물에는 1천500억원의 주문이 유입됐다.

이는 1천500억원 규모로 예정됐던 3년물에 들어온 주문인 3천8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간 대부분의 수요가 단기물에 집중된 탓에 중장기물 수요가 거의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기관들의 투자 패턴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CJ제일제당은 발행금리 수준 또한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만기별 발행 스프레드는 3년물 3bp, 5년물 13bp, 7년물 -5bp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전일 기준 CJ제일제당의 개별민평금리를 감안하면 3년물은 1.923%, 5년물과 7년물은 2.386%, 2.538% 수준이 될 예정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최근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점이 기관들의 중·장기물 투자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1천억원가량의 증액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수요가 풍부했던 장기물을 중심으로 증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거둔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천436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12.27%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가공식품군 판매 호조에 더해 생물자원 부문 등의 수익성이 동반 개선된 점이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교환사채(867억원)와 은행대출(933억원), 기업어음(2천200억원) 등 차입금 상환에 전액 활용할 계획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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