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로존의 재정위기 이후 원화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일부 과열 징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고채 10년물이 서울 채권시장에서 한 때 연 3.01%를 찍는 등 하루짜리 기준금리 3.00%에 다가선 뒤 반등세를 보이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서울 채권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몇가지 일화 등을 감안하면 원화채 투자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할 때가 임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이 우선 주목하는 대목은 일부 외국인 투자자의 태도 변화다. 지난 주말 모 외은지점은외국인 투자자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채권이 바이백되느냐는 문의를 해온다며어찌된 사안인지 탐문을 벌였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현실성이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만 따로 바이백할 방법도 없다는 게 정부쪽의 입장이다.

서울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원화채 비중을 확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바이백을 생각할 정도로보유 포지션에 부담을 느끼는 등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징후로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서울 채권시장에 신조어가 등장했다는 점도 과열 징후로 해석되고 있다. 최근 서울 채권시장에'라이온 인더 밀림(밀림사자)'이라는 말이 유행하더니 급기야 증권사 채권 분석 리포트까지 이 용어를 인용했다.' 라이온 인더 밀림'은 금리가 밀리면(밀림) 매수하자 (사자:라이온)는 서울 채권시장의 분위기를 패러디한 용어다.

시장 참가자 가운데 일부는 과거 서울 채권시장의 강세 분위기를 대변하는 신조어 가운데 수건돌리기, 폭탄 돌리기 등이 등장하면 시장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일부 언론 등이 흥분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변곡점의 징후로 해석되고 있다. 일부 언론 매체들은 뒤늦게 채권 전문가 전성시대를 예고하는 등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나섰다. 채권 전문가 가운데 누가 어디로 옮기고 누가 어떤 직책을 맡아 어디가 채권의 신흥 명가가 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서울 채권시장에이목이 너무 쏠리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며 이제부터 리스크 관리 모드로 진입할 단계라고 진단했다.

실제 서울 채권시장의 1세대 주자로 통하는 모 채권 딜러는 캐네디 대통령의 아버지가 주식 강세장에서 구두닦기까지 주식에 대해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을 보고 주식을 모두 처분한 사례를 거론했다. 캐네디 대통령의 아버지는 구두닦기가 주식에 대해 이런저런 분석하는 것을보고 보유한 주식을 모두 처분했고 주가 폭락기에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았다.(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