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유럽 재정위기로 중심국과 주변국들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CNBC는 13일(현지시간) 그동안 주변국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중심국들이 이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나, 이 같은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와 같이 재정난에 시달리던 주변국들은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나 유럽위원회(EC)와 같은 중심국들의 구제금융을 받아왔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유로화 약세로 수출부문의 수혜를 입었던 독일, 프랑스, 핀란드, 네덜란드 등 중심국들도 점차 영향을 받고 있다.



◆유럽 중심국 경제지표 부진…재정위기 영향 = 중심국들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재정위기가 중심국들에도 타격을 가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지난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0.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프랑스의 2분기 GDP 성장률은 -0.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고, 같은 기간 독일은 고작 0.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최대 경제국 독일의 지난 6월 공장 주문은 전달보다 1.7% 감소했다. 지난 6월 공장 주문은 한해 전보다는 7.8% 줄어든 수준이다.

독일의 6월 산업생산은 0.9% 감소해, 전월(1.7% 증가)과 대조를 이뤘고, 같은 기간 수출도 1.5% 하락했다.

독일 민간경제연구소(IFO)는 6월 기업환경지수가 105.3을 기록해 5월 106.9보다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 105.6을 밑돈 것이며 지난 2010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중심국과 주변국 사이…'소프트 코어'도 문제 = 중심국 중 부채규모가 크거나 재정적으로 취약한 '소프트 코어(soft core)' 국가들도 문제다.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이 소프트 코어 집단에 해당한다.

최근 은행권 구제를 요청한 스페인은 전면적인 구제금융까지 신청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탈리아도 스페인을 이어 구제금융을 받을 후보로 올라서면서 중심국과 주변국의 경계에 서 있다.

이탈리아 북부의 제조업 기지는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해 독일 못지않게 튼실해서 중심국으로 간주할 수 있으나, 수입이 부진한 관광에 의존하는 남부는 주변국과 비슷하다.

프랑스의 경제지표도 부진하게 나오면서 경제적으로는 주변국에 포함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제라드 라이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중심국들이 문제를 겪는 것"이라며 "중심국들이 주변국과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 시장이 이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온스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중심국과 주변국들을 나눌 수 있지만, 프랑스가 중심국에 포함되는지 주변국에 포함되는지는 알 수 없다"며 "프랑스는 정치적으로 중심국에 속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주변국에 속한다"고 말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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