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대통령 파면이라는 국가 비상사태에도 국토교통부 장관과 차관이 잇따라 해외출장에 나서고 있어 배경이 주목됐다.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지원과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대외에 과시한다는 평가도 있지만 한 달 새 장·차관이 모두 해외출장에 나서는 모습이 매끄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15일 국토부에 따르면 강호인 장관은 이날부터 22일까지 민관합동 수주지원단을 대동하고 터키와 스페인을 방문한다. 터키와는 도로, 철도, 연구개발분야와 관련한 양해각서(MOU) 체결이, 스페인에서는 건설부 장관, 기업인과의 면담이 예정됐다.

강 장관은 이에 앞서 지난 2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6개 부처 3개 기관 24명을 대동하고 제8차 한-이라크 공동위원회를 위해 이라크에 다녀왔다.

김경환 1차관도 강 장관 못지않게 바쁜 행보를 보였다.

주택, 건설분야를 담당하는 김 차관은 올해 1월 21일~25일 인프라·플랜트 수주를 위해 이라크를 다녀온 데 이어 이달 2일~12일에는 미국, 파나마, 페루, 볼리비아, 아르헨티나를 방문했다. 주요 장·차관 면담을 통해 인프라·플랜트 분야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최정호 2차관도 이달 13일~17일 베트남과 태국을 방문하기 위해 해외출장에 나섰다. 베트남에서는 하노이, 호찌민 지하철 사업과 관련한 양국 간 양해각서(MOU) 체결, 태국에서는 동서회랑 고속철도 사업에 대한 국내기업 참여를 요청할 예정이다.

경제외교를 내세웠지만 3월 한 달에만 장관과 차관 2명이 모두 해외출장에 나서는 것이어서 모양새가 다소 사납다. 5월 대선으로 정권이 바뀌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토부의 해외건설수주지원과 관련해 국회가 지난해 예산안 분석보고서에서 "국내 건설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예산지원이 단기적으로 해외건설수주에 미치는 영향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한 바 있어 실효성도 의문이다.

국토부는 이미 외국과 합의된 필요 최소한의 사유만 추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양국 간에 일정이 합의돼 취소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며 "국내 기업의 해외수주를 지원하기 위한 출장"이라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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