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3천7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 곳간 열쇠를 쥘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 공모에 가닥이 잡히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임 외자운용원장 지원자들은 4명으로 한은에서 근무하고 있거나 한은 출신으로 민간기관에 소속된 인사들을 중심으로 공모 절차가 진행중이다.

채선병 외자운용원장의 임기가 오는 5월19일까지인 만큼 이달 말이나 내달초에 공모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봉국 국제국장 유력…국제국장 공석 가능성

한은 안팎에서는 외자운용원과 국제국을 두루 경험한 1급 내부인사가 원장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특히 외자운용원장에 대한 처우를 '부총재보 대우'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국장급 내부 인사가 원장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서봉국 국제국장(1급)이다.

서 국장은 외자운용원에서 외자기획부장을 거쳤고 국제국장, 공보관 등을 맡으면서 이주열 총재의 신임을 받고 있다.

서 국장이 외자운용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 5월중에 외환시장 개입 등을 총괄하는 국제국장 자리가 빈다.

7월 인사를 앞두고 국장급 연쇄 이동이 이뤄지거나 한 명만 선임하는 식으로 후속 인사가 이어질 수 있다.

◇공모직 임원이지만 '한은 순혈주의' 경쟁

한은이 외자운용원장직 공모에 나선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세 번째지만 사실상 '한은 순혈주의'는 지켜지고 있다.

앞선 두 차례의 공모 절차를 거치고 선임된 추흥식 원장, 채선병 원장 모두 한은 외자운용원 에서 전문성을 다졌다.

이번에도 한은에서 현직에 있거나 한은 출신인 외부 지원자들을 중심으로 외자운용원장 공모가 이뤄졌다.

외환보유액 운용의 전문성을 위해 민간출신 인사에 외자운용원장을 넘겨줄 명분은 약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외환보유액 수준의 자금을 운용해 본 경험을 가진 민간 출신 후보는 소수다.

뿐만 아니라 민간 출신 외자운용원장을 두는 일은 한은 입장에서 인사 적체를 해소할 수 있는 자리 하나를 내줘야 하는 결정이다.

그럼에도 한 한은 관계자는 "부총재를 포함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5명의 심사위원단이 심사를 거쳐 외자운용원장을 선정한다"며 "공정한 경쟁으로 결정되는 만큼 민간 출신이라고 해서 외자운용원장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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