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혜림 통신원 = 뉴욕 금가격은 달러화 상승에도 전일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으로 상승했다.

27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가격은 전일보다 온스당 1.7달러(0.1%) 상승한 1,265.90달러에 마감됐다.

투자자들은 전일 오후 트럼프 행정부가 법인세율을 기존 35%에서 15%로 삭감하는 세제안을 발표했지만, 법안 통과 방안 등 구체적인 사항이 없어 실제 실행 가능성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미국의 세제개편은 대표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친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투자 확대 및 기업 순익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 경우 투자자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을 선호할 가능성이 커져 금가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기 회복세에 대한 위협은 감소하고 있지만, 물가상승률이 ECB의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는 신호가 아직 없다는 견해를 유지했다.

그는 2014년 중반 이후 유지하고 있는 경기부양 조치들의 축소를 논의하지 않았다며 정책변화 가능성이 없음을 시사했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존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한 영향으로 내렸다.

달러화는 전일 일본 중앙은행이 예상대로 기존 정책을 유지한 데다 유로화가 약해져 엔화에 오름폭을 확대했다.

장중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1시30분에 전일 대비 0.18% 상승한 99.03을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경제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4천명 증가한 25만7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22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증가했으나 소폭에 그쳐 미 고용시장의 개선추세가 유지됐다.

지난 3월 미국의 내구재 수주 증가세가 자동차와 기계류 수주의 감소로 둔화했고,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 규모가 소폭 늘었다.

미 상무부는 3월 내구재수주실적이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1.3% 증가였다.

이날 미 상무부는 또 지난 3월 상품수지의 적자 규모가 전월 대비 1.4% 증가한 648억달러라고 발표했다.

지난 3월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가 하락세를 나타내며 급격한 주택가격 상승으로 시장 개선세가 다소 둔화했음을 시사했다.

이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3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 대비 0.8% 하락한 111.4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조사치는 1% 하락이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월과 7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67.6%와 62.9% 반영했다.

금거래 전략가들은 금가격이 아직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현시점에서 지지선을 잘 유지한다면 상승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싱가포르에 있는 칼로티프레셔스메탈의 스펜서 캠벨은 "지정학적 위험이 감소하면서 금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지만, 미국의 세제안이 성공리에 통과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라고 진단했다.

미츠비시와 MKS PAMP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단기 고점에서 첫 번째 피보나치 조정비율인 1,257달러가 금가격에 중요한 지지선이며, 그다음 지지선으로 200일 이동평균선인 1,252.5달러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삭소뱅크의 원자재 총괄 올레 한센은 "금가격이 온스당 1,240달러 선을 유지한다면 지난 11월 이래 금가격 상승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대량매도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의 실질 공급수요도 금가격을 지탱하는 주요 요인이다.

이날 발표된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3월 홍콩, 중국, 인도 지역에 대한 스위스의 금 수출 규모가 증가했고, 중국의 금 생산량은 하락했다.

하지만 미츠비시의 애널리스트 조너단 버틀러는 "전통적으로 중국과 인도의 금수요는 2분기 들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hailey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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