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주거복지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한강변에 초고층 주거복지타운을 짓자고 제안했다. 흉물로 여겨지던 공공임대주택을 도시의 랜드마크로 삼아 관광 자원화하고 한강이라는 공적 자원을 서민계층도 향유할 수 있도록 바꿔놓아야 한다는 구상이다. 부동산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공적 연금을 활성화해 국민의 노후생활보장과 자산 재분배, 양극화해소를 동시에 꾀하자는 대담한 기획도 풀어놓았다.

고종완 원장은 28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이른바 삼포세대라는 말이 돈다고 들었다"며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아팠다"고 털어놨다.

그는 "청년세대의 삶이 피폐해진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과도한 주거비 부담"이라며 "소수 고액자산가의 향유물처럼 여겨진 한강에 초고층 주거복지타운을 지어 이들에게 돌려주자"고 제안했다.

도시 외곽에 덜렁 아파트 몇 채 지어놓는 방식이 아니라 직주근접을 구현할 수 있고 쾌적한 수변공간으로 둘러싸인 도심에 공공임대주택을 짓자는 이야기다. 여기에 상업, 문화, 업무시설 등 복합개발과 개발이익을 가미한다면 재정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고 원장은 "주거공간의 일부를 외부에 개방함으로써 주거복지타운 자체가 관광 자원화되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며 "홍콩, 싱가포르 등 글로벌도시의 수변공간에서는 이미 고밀도 복합개발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에서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도시계획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토지임대부 방식을 선택한다면 생각보다 작은 비용으로 실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국가에서 주택청을 통해 거의 무상으로 결혼주택을 지원하는 싱가포르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고령세대를 대상으로는 부동산을 활용한 연금제도를 더욱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이미 국내에는 주택연금과 농지연금이 시행 중이다. 국민연금에 이들 부동산 연금 2종을 덧붙인 '공적연금 3종 솔류션'으로 노후대비에 대한 경제적 고민을 풀어주자는 이야기다.

고령세대가 생활비 마련을 위해 부동산을 투매하는 것을 막는 한편, 연금을 조건으로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국가가 환수해 젊은 세대로 환류시킬 수 있다는 구상이다.

고 원장은 "가계자산의 70%가 부동산이라지만 세대 간 소유현황을 보면 자산편중현상이 심각하다"며 "생활비가 필요한 고령세대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대신, 국가가 자산을 회수해 젊은 세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면 부동산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과 양극화 문제 해결도 가능하다"고 풀어놓았다.

이 외에도 분당, 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의 리모델링 활성화, 해마다 불거지는 아파트 관리비 비리 등 주택을 둘러싼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이처럼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기에 이번 대선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고 원장은 "주택시장의 중장기적 안정과 서민 주거고통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여야 대선주자의 공약이 미흡하다"며 "셰어하우스, 사회적 임대주택(Social Housing) 등 새로운 움직임을 공약에 담아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행단계에서의 예산확보, 정교한 액션플랜이 수립되려면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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