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혜림 통신원 = 뉴욕 금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를 둘러싼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달러화가 하락해 지난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22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가격은 전일보다 온스당 7.8달러(0.6%) 상승한 1,261.4달러에 마감됐다. 금가격은 지난 4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5개국을 순방하는 동안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선팀과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됐다.

미 상원은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공개 증언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받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상원 정보위원회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달러화는 이날 뉴욕증시가 상승했지만, 유로화의 달러화 대비 상승으로 하락했다.

장중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1시반에 0.14% 하락한 96.86을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 4월 전미활동지수(NAI)가 전월의 하락에서 반등했다.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은 22일 4월 전미활동지수가 전월의 0.07에서 0.49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가 '0'인 것은 미국 경제가 역사적인 성장 추세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영역이면 평균 성장세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이날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의 공개 연설이 이어졌지만, 연준의 통화정책이나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은 없었다.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의 닐 카시카리 총재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모든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경제적인 격차들을 통화정책으로 풀 수 없다"며 "이 때문에 우리 은행은 인종 간 실업률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연구소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필라델피아 연은의 패트릭 하커 총재도 필라델피아의 제퍼슨 칼리지에서 가진 연설에서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시장 참여자들은 24일 공개될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연준의 금리정책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포함될지를 주목하고 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1시반에 오는 6월과 7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8.5%와 74.2% 반영했다.

금거래 전문가들은 미국발 정치적 불확실성이 미국의 재정 및 통화정책에 가져올 영향에 주목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애널리스트 카스텐 프리츠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목소리가 더 커진다면, 세제개편안이나 대규모 인프라 투자안 등 재정확대 정책이 시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INTL FC스톤의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미어는 "최근 관망세에서 벗어나 금가격이 현 수준에서 온스당 10~15달러 정도 하락하면 금 매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워싱턴발 정치적 마비상태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어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연준도 좀 더 비둘기파(통화완화정책론자)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OCBC의 애널리스트 바르나바스 간은 "미국의 정치 상황과 6월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 등으로 금가격 전망이 아직 불분명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기본적으로 올해 하반기 2차례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금가격에 대한 장기 전망은 하향 가능성이 크다"라고 경계했다.

스위스에 있는 율리우스바에르의 애널리스트 카스텐 먼커도 "연준의 6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 경우 달러화 상승으로 금가격 매수세가 제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데이터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지난 16일까지 집계된 헤지펀드와 자산관리사들의 금가격 매수포지션이 지난 2개월 이래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

haileyk@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