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를 기다리면서 1,12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1,119원대에 마지막 호가가 나왔고, 뉴욕시장에서는 1,120.00원까지 거래가 됐다. 전일 종가(1,115.30) 대비 4~5원 오른 수준이다.

달러-엔 환율은 서울외환시장 마감 무렵의 110.87엔에서 111.89엔으로 '원빅' 뛰었다.

지난밤 미국의 소비자 신뢰지수(121.1)가 16년래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미국 경기 낙관론을 뒷받침하는 지표가 나온 영향이라고 시장은 해석했다.

FOMC 성명서가 원론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지만,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보유 자산 축소 이슈가 언급될 수 있다는 경계심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것처럼 연준이 9월부터 자산축소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7월에는 관련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있다.

FOMC 재료는 가격에 선반영됐다는 시장참가자들의 의견도 많다. 나아가 부진한 물가가 성명서에 들어가면서 달러 약세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장중에 형성될 수도 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의 반등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다른 이유는 그동안의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달러화는 약 3주 동안 1,150원대 후반에서 1,110원대 초중반까지 일방적으로 내렸고, 1,110원대 중반에서는 더 이상 밀리지 않았다.

일부 외환딜러들은 전일 1,114원~1,115원대 부근에서 기존 숏 포지션이 풀리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전했다.

기술적인 관점에 보면 달러-원 환율이 1,122원대로 올라설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지난 18일 구축된 숏 포지션이 1,125원부터 시작됐다고 치면, 1,122원 선이 숏커버가 유발될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역외 투자자의 달러 매수 물량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4~2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5천억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는데, 전일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은 3천400억 원을 팔았다.

다만 1,120원 선 부근에서는 수출업체 및 은행권의 달러 매도 물량이 쌓여있을 수 있다.

한 가지 조심스러운 변수는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장비를 실은 수송차량이 지난 21일 평안북도 구성에 도착했다.

이 장비가 관측되면 통상 6일 안에 발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인 27일께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3일(미국 현지 시간) 한반도 서해 인근을 비행하던 미 해군 소속 EP-3 정찰기 아래로 중국군 J-10 전투기 2대가 전속력으로 비행해온 뒤 속도를 줄이면서 전방을 가로막기도 했다.

이날 국내에서는 주목할 만한 경제지표가 발표되지 않는다.

대외적으로는 호주의 2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오전에 나온다. 니카소 히로시 일본은행(BOJ) 부총재와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RBA) 총재의 연설도 오전에 예정됐다.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19.6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5.30원) 대비 4.7원 오른 셈이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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