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여름 휴가철을 맞아 금융권 수장들도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 수장을 비롯한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은 대부분 국내에 머물며 독서와 함께 하반기 경영전략을 구상하는 등 조용한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이번 주 5일간 여름 휴가를 떠났다. 진 원장은 가족들과 가까운 곳으로 여행하거나 독서를 하면서 머리를 식힐 계획이다.

진 원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여름 휴가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간부들이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진 원장을 시작으로 금감원 임원들도 8월 초~중순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이번 주 여름 휴가를 내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윤 회장은 휴가 기간 읽을 책으로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를 꼽았다.

기존의 한반도를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대륙 중심 시각에서 해양 중심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책으로, 윤 회장은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는 넓은 시선으로 급변하는 시대의 새로운 세계관을 고민해보자는 차원에서 선택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역시 8월 초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작년엔 민영화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에 매진한다는 각오로 휴가를 반납했지만, 올해는 직원 여름 휴가 독려 차원에서 2~3일 짧게나마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하반기 우리은행 잔여지분 매각과 지주사 전환 등을 앞둔 만큼 특별한 일정 없이 국내에 머물며 가족과 함께 보낸다는 계획이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8월 14일부터 5일간 농촌 지역으로 휴가를 떠나 독서를 하며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휴가지에서 읽기 위해 '실패에서 배우는 경영', '제4의 물결이 온다' 등의 책을 준비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도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휴가를 쓸 수 있는 문화를 만든다는 차원에서 8월 2일부터 9일까지 휴가를 준비하고 있다.

김 행장은 가족들과 국내여행을 하면서 차분히 보낼 계획이다.

당면한 현안 때문에 아예 여름 휴가를 반납한 CEO들도 적지 않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아직 여름 휴가 계획을 잡지 못했다.

KB금융과 치열한 리딩뱅크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산적한 경영 현안을 처리하는 데 올인하고 있다.

조 회장과 위 행장 모두 취임한 지 석 달 남짓 지난 상황에서 홀가분하게 여름 휴가를 떠나기에는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행장도 아직 여름 휴가 계획이 없다.

김 회장은 전일 탄자니아를 방문해 남아프리카공화국 통신업체 보다콤(Vodacom)과 아프리카 지역 사업 확대를 논의 중이다. 함 행장도 옛 하나·외환 직원들의 인사체계 일원화 등 숙제가 쌓여있는 만큼 다음 달 1~2일 정도만 쉴 예정이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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