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과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외국인들이 3년 국채선물을 투매하고 있다.

지난 주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고강도 대북제재안을 통과시키면서 외국인들은 3년 국채선물을 눈에 띄게 팔기 시작했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0일 지정학적 리스크와 더불어 청와대 관계자가 현재 기준금리가 너무 낮다고 발언한 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반발에 수위 높은 발언으로 대응한 점 등이 긴장감을 고조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위협을 계속하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북한도 이에 지지 않고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 4발로 미군기지가 있는 괌을 포위 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동향 일별추이(화면번호 3803)에 따르면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3년 국채선물을 중심으로 순매도에 나섰다.

특히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기 시작한 주말 이후에는 매도가 급증했다. 전일 외국인은 1만2천307계약을 매도했고, 이번 주에만 2만8천629계약 팔았다.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누적순매수도 5만5천 계약으로 줄었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대북 리스크 확산에 따른 경계로 전일 국채선물 가격이 하락 마감했다"며 "외국인은 전일 3년 국채선물을 1만2천307계약 순매도했는데, 시장 미결제는 1만2천656계약 증가해 외국인이 단기물 금리 상승에 따른 국채선물 매도 포지션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의 3년 선물 매도가 매도 베팅이 아니라 헤지 포지션이라고 본다면 앞으로 2만 계약 정도는 매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외국인의 시장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규모가 있어서 양으로 시장을 미는 힘은 남아있지만, 실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며 "시장은 환율이 오르면서 금리가 오르는데, 이렇게 되면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작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 8월 금통위로 간다면, 북한 및 환율 등 리스크를 걱정하는 금통위원 의견이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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