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다음 주 열리는 미국 잭슨홀 회의에서 통화정책 변경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제기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다음 달 ECB 통화정책회의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ECB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각) 드라기 총재가 역동적인 글로벌 경제의 구축 방안이라는 잭슨홀 콘퍼런스의 주제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시장은 드라기 총재가 오는 24일(이하 현지시각)부터 이틀간 잭슨홀에 참석해 ECB의 통화정책 변경, 특히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축소)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리라 내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ECB가 공식적으로 드라기 총재는 회의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고 그가 정책 변경에 대해선 함구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더해지면서 시장의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변해가는 모습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 투자은행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도 "드라기 총재는 잭슨홀 회의가 아닌 ECB 회의에서 통화정책 변경에 대해 발표하기를 원할 것"이라며 "비록 (다른 지역에서 주요 정책을 발표한) 전례가 있긴 하지만 ECB의 수뇌부는 오해를 방지하고자 홈 경기장이나 마찬가지인 ECB 회의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의 투자자문사 린제이그룹은 "이제 25일 잭슨홀 회의는 시장의 관심에서 벗어났다"며 "주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지표, 특히 임금지표의 발표가 예정된 점을 고려하면 10월이야말로 적기"라고 분석했다.

BMO 캐피탈 마켓츠는 "이제 드라기 총재는 다음 달 7일로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중요 발언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드라기 총재가 테이퍼링의 근거로 매입 가능 물량의 부족과 경제 전망의 개선 중 어떤 것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시장 반응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MO 캐피탈 마켓츠는 ECB가 다음 달 회의까지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이유는 매입 가능한 채권 물량이 시중에 부족하다는 점을 확실히 강조하고 싶어서일 것이라며 단순히 물량부족보다는 낙관적인 경제 전망에 따른 조치로 테이퍼링을 도입하는 게 더 나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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