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코스피가 사상최고치를 찍고 내려오면서 원화 강세 기대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달러화가 하락할 때마다 저점 매수를 위해 대기하는 물량이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어서다.

 

12일 연합인포맥스 일별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코스피가 2,400선에 근접했음에도 1,120원대 레인지 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연내 2,600선까지 갈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달러화 1,120원대에서 숏플레이가 제한되는 가운데 저점 매수가 만만치 않다고 봤다.

외국인 주식역송금 수요, 해외 투자에 나서는 국민연금 등의 저점 매수와 더불어 개인투자자의 달러 매수 등이 달러화 하단을 떠받치는 수요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은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기도 했다. 외국인 주식 역송금 수요가 외국인 주식자금을 웃돌 정도였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지난 9일 달러-원 환율이 오른 것은 코스피 호조에도 외국인 역송금 수요가 상당부분 유입됐기 때문"이라며 "주식자금도 적지 않았지만 역송금 수요가 이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관련 달러 매수는 달러화 하단을 더욱 공고히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 환헤지 비율을 올해 말까지 50%, 내년말에는 제로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이 경우 달러화가 하락할 때마다, 해외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투자를 위한 달러 매수가 유입될 수 있다.

한 서울환시 참가자는 "국민연금 달러 매수는 주문을 받을 경우 한꺼번에 대규모로 매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거래량이 줄어든 외환시장에서 이는 하방경직성을 탄탄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달러 매수도 달러화가 1,110원대 부근으로 하락할 때마다 집중되는 양상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6일 발표한 '2017년 4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개인 달러예금은 2억2천만달러 줄어든 120억7천만달러를 나타냈다. 기업 외화예금이 29억3천만달러 감소(553억2천만달러)할 때 개인 예금은 2억남짓 감소에 그쳤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장중 달러화가 1,110원대로 떨어지거나, 엔-원 재정환율이 100엔당 900원대로 떨어질 때마다 개인 고객들의 달러 매수 요청이 적지 않다"며 "한 개인이 100만달러씩 사는 경우도 많아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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