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린 코티에이블 대표>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1인가구와 월세화의 바람을 타고 셰어하우스가 임대주택관리업의 새로운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코티에이블은 여기에 대학과 외국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가미하며 신산업에 도전하고 있다.

23일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오는 2030년이면 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가장 많은 가구형태는 1인가구다. 지난 2015년까지 울산, 경기 등 11개시도의 가장 많은 가구 형태는 '부부+자녀'였다.

오는 2045년에는 1인가구가 809만8천가구로 전체 가구 중 가장 많은 36.3%를 차지하고 부부가구가 474만2천가구로 21.2%, '부부+자녀' 가구가 354만1천가구로 15.9%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1인가구 주거의 특징은 '집'보다 '방'이다.

최근 설립된 부동산중개거래사이트의 이름이 '직방', '다방'인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거래 단위가 집에서 방으로 내려오니 전세보다 월세거래가 는다. 주택임차거래에서 월세가 40% 수준까지 확장됐다.

서구의 문화인 '셰어하우스'가 국내에 들어와 임대관리업의 한 형태로 자리잡은 배경이 여기에 있다. 문제는 국내 주거유형에서 아파트, 빌라 등 공동주택이 80%를 차지하다 보니 방 단위의 임대차 거래 형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공급할 방을 확보하더라도 각기 다른 임차인을 한 공간에 주거하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생활의 불편을 넘어 안전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안혜린 코티에이블 대표가 대학가라는 공간에 주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올해 1월 에이블하우스라는 셰어하우스 브랜드를 출범시키며 주택소유주에게는 더 나은 수익을, 입주자에게는 같은 대학이라는 정체성을 제공해 성과를 봤다.

안 대표는 "우리집에는 우리학교 학생만 온다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며 "학교까지 통학거리가 짧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 중심으로 입지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까닭에 에이블하우스 입주기간은 6개월이다. 한 학기가 끝나면 퇴거하고 새로운 입주자를 받는다. 현재 에이블하우스는 2기 입주자를 모집 중이다.

에이블하우스를 포함한 셰어하우스의 사업모형은 간단하다. 주택 하나를 임차해 이를 방 단위로 다시 임차한다. 예를 들어 큰 방은 2인 1실, 작은 방은 1인 1실 이런 식이다.

임대료 부과 단위가 주택에서 방으로 세분화되며 주택소유주는 시세 이상의 수익을, 임차인은 시세 이하의 임대료를 지불한다. 여기에 임대관리업체는 적정 이윤을 받아간다.

주택소유주가 직접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면 임대관리업체의 이윤까지 모두 흡수할 수 있다. 혹은 입주민들이 공동으로 주택을 임차하면 임대료를 더 낮출 수 있다. 셰어하우스가 문화로 정착된 서구에서 셰어하우스 업체를 보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주택가격 상승, 1인가구증가, 월세수요 확대 등이 맞물린 가운데 이를 해결할 주거형식의 구조적 공백이 셰어하우스라는 외래 문화의 이식으로 해결된 셈이다.

안혜린 대표는 "플랫셰어링 문화가 보편적인 서구나 유럽에서는 관리회사를 보기 어렵다"며 "어떻게 보면 서구의 문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산업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생기업인 만큼 코티에이블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주요 고객이 대학생인 탓에 계약 준수에 대한 개념이 희박하다. 셰어하우스에 거주하다가도 기숙사 입주에 성공하면 중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 운영 주택이 확대되면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징수 등 관련 금융서비스도 정비해야 한다.

초기 단계이지만 코티에이블 등 셰어하우스 업체들이 보여준 성과는 여러 곳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가 셰어하우스를 청년주거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했고 문재인 정부도 청년주택 5만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코티에이블과 같은 운영업체들이 어떤 관리 능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셰어하우스 산업화의 시기는 좀 더 빨라질 수 있다.

안혜린 대표는 "이렇게 지역과 고객이 명확한 주택 임대관리회사는 지금까지 없었다"며 "시간이 지나면 좀 더 좋은 회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는 투자자를 만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