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불이행자 첫 추적조사 실시 결과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한국은행이 처음으로 실시한 채무 불이행자 추적조사 결과, 이들의 절반 이상이 신용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21일 거시금융 안정상황 점검회의 직후 발표된 '금융안정상황(2017년 9월) 보고서'에서 2014년 신규 채무 불이행자 39만7천 명 중 3년 6개월 이내(올해 6월 말까지)에 신용을 회복한 차주는 전체의 48.7%(19만4천 명)이라고 밝혔다.





채무 불이행자는 신용정보원에 90일 이상 장기연체(50만 원 이상 1건, 50만 원 이하 2건 이상) 정보가 등록된 차주를 지칭한다. 한은은 이에 더해 개인 워크아웃 및 개인회생이 진행 중인 차주도 채무 불이행자 개념에 포함했다.

6월 말 기준 1천865만6천 명의 가계차주 정보(NICE평가정보)를 활용해 채무 불이행자 현황과 신용회복 과정 및 특성 등을 분석했다.

지난 6월 말 채무 불이행자 수는 104만1천 명으로 전체 가계차주의 5.6% 수준에 달한다. 채무 불이행자가 보유하고 있는 부채규모는 29조7천억 원으로 전체 가계부채의 2.1% 수준이다.

2분기 말 현재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는 1천388조3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4% 증가했다. 증가율은 전년 동기(11.1%)보다 낮아졌으나 예년수준(12~14년 평균 5.8%)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신용을 회복한 차주의 68.4%(13만3천 명)는 채무변제, 20.1%(3만9천 명)는 채무조정제도의 도움을 받았다.

소요 기간별 신용회복자 비중을 보면, 채무불이행 발생 후 1년 이내에 회복하는 비율이 60.5%로 가장 높았고 1~2년은 21.8%, 2~3년은 15.4%, 3년 이상은 2.3% 순으로 나타났다.

채무불이행 발생 3년이 지나면 신용회복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는 것이다.





채무 불이행자 중에서도 저축은행과 신용카드·대부업·할부리스 등의 대출을 보유한 차주의 신용회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들 차주의 신용회복률은 41.9%로 여타 금융기관 대출 보유 차주의 신용회복률(71.4%)과 큰 차이를 보였다.

부채 구조 측면에서도 신용대출과 다중채무·고(高) LTI 차주의 신용회복률이 낮았다. 다중채무자의 신용회복률은 34.9%로 비(非) 다중채무자의 신용회복률 63.0%를 밑돌았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가 자영업자보다 신용회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임금근로자의 신용회복률이 50.2%지만, 자영업자의 신용회복률은 40.8%였다.

한편, 채무 불이행자 중 3.6%는 신용회복 후 다시 채무 불이행자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번 분석은 3년 6개월간 채무 불이행자의 신용회복 과정을 추적한 결과로 장기간 추적·관찰할 경우 다시 채무 불이행자가 되는 비율이 이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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