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미국과 북한의 막말 폭탄으로 달러-원 환율이 좁은 레인지를 깨고 위쪽으로 방향을 잡을지 관심이다.

내달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실제 북한이 무력 도발을 감행할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달러화가 다음주(25~29일)에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22일 오후 1시 36분 현재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80원 오른 1,138.50원에 거래됐다.

장중 한 때 1,139.60원까지 오르며 1,140원 선에 다가섰지만, 추가 상승동력이 부족했다.

1,140원대 레벨은 지난달 18일 종가 1,141.30원 이후 약 한달 동안 밟지 못한 지점이다.

1,120~1,130원대 중반의 레인지에 머물렀던 달러화가 레인지를 벗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배경에는 북한과 미국의 강경 대치 국면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대응해 북한이 '괌 포위 사격'으로 맞불을 놓으며 말폭탄 전쟁이 시작됐고, 최근 트럼프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더욱 수위가 높아진 발언으로 막말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북한과 무역거래를 하는 제3국 금융기관과 기업, 개인을 겨냥해 '세컨더리 보이콧' 성격의 대북제재를 내놨다.

북한에 다녀온 비행기나 선박은 180일 동안 미국에 입항할 수 없고, 북한 기업과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트럼프가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본인 명의로 대외적인 성명을 내놓은 것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이고, 김일성·김정일 시기 때도 전례를 찾기 힘들만큼 이례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대북 전문가들은 실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준을 넘는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도발 시점은 내달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해서다.

특히 이날 오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유엔 초회사 방문한 뉴욕에서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투자자들은 전일부터 달러화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달러-원 환율이 1,135원대를 넘어 1,139원까지 올라선 배경에도 역외 투자자들이 자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일부 엔-원 재정환율 숏커버 물량도 유입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오르는데 추가 동력을 제공했다.

다만 쉽사리 1,140원대로는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1,140원대로 빅피겨(큰 자릿수)가 바뀌는 것에 대한 일종의 심리적 부담과 그동안 견고하게 유지됐던 레인지 상단에 대한 고점 인식이 병행하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1,140원을 넘더라도 1,142원대까지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고점 인식 달러 매도 물량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일단 1,140~1,142원을 넘어서야 한다"며 "그 이후에 저항선은 없고, 상단은 1,150원 선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딜러는 "다음주 추석 전에 네고가 굉장히 많을 수 있다"며 "위쪽으로 방향을 잡으려면 다음주 상황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딜러는 "오늘도 네고가 많아서 1,140원대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전개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환율 레벨 전망이 의미가 있지 않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