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현재 BBB급에 머무는 국내 항공사들이 계열위험 등에 직면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26일 여의도 NH투자증권에서 가진 세미나에서 "대한항공의 경우 호텔 및 레저사업 강화 등의 요인으로 계열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 가능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신용도의 하향 조정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꾸준한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항공수요가 꺾이거나, 저비용항공사(LCC) 등과의 경쟁 확대로 사업 환경 자체가 악화하는 경우에도 같은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국내 항공사들의 부채비율은 꾸준히 악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 6월 말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743.1%와 850.9%다.

이렇다 보니 신용등급 또한 대한항공 'BBB+', 아시아나항공 'BBB'에 머물고 있다. 특히 한신평은 양사의 등급 전망에 '부정적' 평가를 부여, 향후 등급 자체가 떨어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1년부터 대규모 항공기 투자를 단행하면서 금융리스 차입금은 2010년 이후 4조5천억원가량 확대됐다. 아울러 지난 6월 말 기준 15조1천억원 가량의 차입금 중 외화 차입금 비중이 72%에 달한 점도 부채비율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또 한신평은 "지난 2011년부터 한진인터내셔널코퍼래이션과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해운 등의 계열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점도 부채비율 상승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신평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그룹 지배구조 변화과정에서의 계열위험과 국제유가·환율 등의 거시변수들이 모니터링 대상이다"고 전했다.

특히, LCC와 경쟁 강도가 심화한 점과 높은 항공기임차료·금융비용 등은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을 제약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한신평은 "사드(THAAD)로 인한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나 장기화할 경우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양사는 노선 운항수 감축과 기종 변경 등을 통해 중국 리스크에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국 매출은 각각 18.8%, 22.8% 줄어든 수준을 나타냈다.

아울러 한신평은 우호적 경영환경을 기반으로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계열지원과 항공기 투자 등이 제한적인 수준에서 통제될 경우 등급 상향의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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