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중간배당 카드를 꺼냈다. 정유업계 '맏형'인 SK이노베이션도 경쟁업체들에 이어 주주가치 제고 행렬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15일 공시를 통해 중간배당 실시를 위해 주주명부 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준일은 이달 30일로, 내달 1~14일까지 주주명부를 폐쇄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 중간배당을 수취할 권리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기준일을 공시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은 향후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여전히 SK이노베이션은 중간배당의 실시 여부와 일정, 배당액 등 세부 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금융시장에서는 그간의 시그널을 감안할 때 주주 친화적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4년 37년 만에 적자와 직면한 이후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연출하고 있다.

당시 유가급락의 '직격탄'을 맞아 1천82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SK이노베이션은 이듬해 2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쌓으며 'V자 반등'에 성공하더니, 지난해에는 3조2천억원이 넘는 '역대급' 흑자를 기록했다.

주력인 정유사업에 더해 화학, 윤활유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던 그간 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렇다 보니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등에 따라 크게 출렁였던 실적에도 안정성이 더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중간배당도 안정적인 실적을 지속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다 보니 기말 배당을 확대하는 결정을 넘어 중간배당까지도 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2~2013년 주당 3천200원의 배당에 나선 바 있다. 본격적인 실적 개선 국면에 접어든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4천800원과 6천400원의 배당을 실시, 주주환원 정책에도 속도를 붙였다.

적자를 봤을 당시인 2014년을 제외하면 매년 배당에 나섰던 셈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주당 배당금의 점진적인 확대를 목표로 배당 정책을 시행해 왔다"며 "올해도 주주친화 정책과 관련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도 합류하면서 정유업체 대부분이 올해 들어 중간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전통적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해 온 에쓰오일에 더해 지난 12일에는 현대오일뱅크가 7년만에 주주명부 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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