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이번 주(16∼20일) 달러-원 환율은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회를 전후로 북한이 무력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제한적인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업체 또는 연기금의 결제 수요,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경계심 등을 제외하면 달러-원 환율을 지지할 만한 재료가 마땅히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환율보고서·금통위…하락 재료 '득실득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1,150.00원을 찍었던 달러화는 지난주 1,128원대로 내려왔다. 주말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환율을 고려하면 1,120대 중반까지 물러났다.

연휴 동안 달러를 사들이지 못했던 일반업체 몇몇 곳이 달러를 매수하며 수급상 결제 우위 분위기가 만들어졌지만, 달러-원 환율을 위로 이끌지는 못했다.

외환시장의 줄기가 아래 방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계약도 이미 연장쪽으로 무게가 실려있었음에도, 소폭의 원화 강세 재료가 됐다.

발표가 임박한 미국의 환율보고서 이슈는 오히려 점진적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 환율 변동성이 크지만 않다면 외환당국이 스무딩을 자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에 지정된다면 달러-원 환율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만나 우리 정부가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19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는 등 금융시장이 이를 매파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원화 강세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2.8%에서 시장 전망 2.9%를 넘는 3.0%까지 상향조정된다면, 달러-원 환율 하락세는 가팔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北도발 가능성 무시 못해"

북한은 지난달 6차 핵실험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후 한 달 넘게 무력 도발을 감행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5개월여 동안 11차례 도발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도발 자제 기간이 제법되는 셈이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2기의 시작을 알리는 19차 당대회가 18일에 있다는 점이 변수다. 그동안 북한은 중국 잔칫상에 재를 뿌린 경우가 많았다.

중국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일인 5월 14일, 중-러 정상회담을 앞둔 7월 4일, 중국에서 브릭스(BRICS) 정상회가 개막한 9월 3일에 북한은 미사일을 쏘거나 핵실험을 감행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16∼20일 동·서해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하는 것도 북한 무력 도발의 핑곗거리가 될 수 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면 유가증권시장과 채권시장서 외국인이 순매도 흐름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국내외 경제·금융이벤트는

김동연 부총리는 19일과 20일 각각 세종정부청사와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일정을 소화한다.

고형권 1차관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로 19∼22일 베트남 호이안을 방문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9일 금통위를 주재하고, 통화정책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하루 전인 18일 한은은 9월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배포한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0일 내셔널이코노미스트클럽의 연례 만찬 행사에서 '금융위기 이후 통화정책'을 주제로 강연한다.

앞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6일 연설이 예정됐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와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18일 조찬 행사에서 토론자로 참석한다.

연준은 18일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내놓는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8일 유로존의 구조개혁을 주제로 열리는 콘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한다.

중국 19차 당대회는 18일 개막한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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