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6일 외국인의 원화채권 재투자가 이번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수정경제전망을 앞둔 가운데 지난주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가계부채에 대해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홍 수석의 이 같은 발언을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로 받아들였다.

홍 수석은 이달 13일 "가계부채도 올해 들어 질적 측면에서 대단히 양호하고, 양적으로도 둔화 추세인 점 등 경제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이 대단히 낮다"고 평가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연휴 전 2조9천억 원에 달하는 원화채권을 매도한 외국인이 16일 국고채 10년물 입찰에 들어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난주 청와대 관계자 등의 발언으로 외국인의 재투자가 미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8월 초 이후 감소하기 시작한 외국인 원화채권 잔고는 9월 들어 급속히 줄며 지난 11일 기준 98조9천995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이번 주 국고채 10년물 입찰과 금통위를 앞두고 청와대 관계자 발언까지 나오며 지난 금요일 장 막판에 시장이 밀렸다"며 "금통위까지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 동향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최근 한은의 매파 성향이 강화되는 모습이라 연내 기준금리 인상 신호가 나올지, 성장률을 상향 조정할지 여부가 관심이다"며 "저가매수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외국인 입찰 유입과 국채선물 매매 동향에 주목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만, 외국인은 지난주 국고채 10년 지표물 17-3호를 장외 유통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이며 자금 이탈 우려는 다소 누그러졌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주 외국인은 17-3호를 2천143억9천만 원 사들였고, 통안채 2년물과 국고채 3년물 16-7호, 국고채 5년 지표물인 17-4호도 순매수했다.

강승원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외국인이 중장기 지표채권 위주로 순매수 반전하며 자금 이탈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며 "특히 지난주 달러-원 환율이 빠르게 안정된 점을 감안하면 역송금 역시 없었던 것으로 보여 다소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이번 주 한·미 연합훈련과 10월 금통위가 외국인의 재투자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정책 경계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안하면 외국인 재투자는 시간을 두고 완만한 속도로 이루어질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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