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외화예금을 보유하는 개인투자자들이 환율 레벨을 보며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16일 개인투자자들이 달러-원 환율 1,120원선 아래, 엔-원 재정환율 1,000원선 아래에서 저점 매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일별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5월16일 1,116.00원에 월중 저점을,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80.93원에 월중 저점을 기록했다.

두 환율이 낮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외화예금을 늘린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그만큼 환율에 민감해졌음을 의미한다.

즉, 달러-원 환율 1,110원대와 엔-원 재정환율 100엔당 900원대는 낮은 레벨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이 전일 발표한 '2017년 5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을 연합인포맥스 매크로차트(화면번호 8888번)에서 보면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달러화 예금이 17억9천만달러 증가했는데 이 중 기업 예금이 14억4천만달러, 나머지는 2억5천만달러는 개인 투자자 예금이었다.

엔화 역시 5월중 6억1천만달러 증가했는데 개인 예금이 2억달러 가까이 늘었다.

이에 5월중 개인 투자자의 외화예금은 지난 5월말기준 105억1천만달러에 달했다.

엔화예금의 경우 기업 예금은 주로 증권사의 주식대차거래 담보금 예치나 대기업 엔화증권 발행대금 입금 등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개인 예금의 증가폭은 이례적이다.

특히 엔화 예금 상승세가 통상적으로 가파르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개인들의 엔화예금 추가 행보는 눈에 띈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개인투자자들의 외화예금이 환율이 낮은 수준일 때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달러-원 환율과 엔-원 재정환율이 하락세를 보인 것이 가장 큰 배경으로 꼽혔다.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6월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달러화가 점차 오를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베팅한 셈이다.

한 한은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의 외화예금 자체가 늘어났는데 단순 개인투자자들이 아니라 자영업자 등 해당 통화의 결제 실수요를 가진 사람들일 수도 있어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각 은행 지점을 통해 딜링룸에 들어오는 개인투자자의 주문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환율이 특정 레벨 밑으로 내릴 때마다 영업점에서 매수 주문이 꾸준히 들어오기도 한다"며 "요즘 큰 손 개인투자자들은 100만달러의 최소 거래단위를 훌쩍 넘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