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투자자들의 관심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에서 금리 인상 시기로 옮겨지고 있다고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ECB가 다음날 열릴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해 자세한 설명을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ECB가 현재 매월 600억 유로의 자산 매입을 내년 1월부터 300억 유로로 축소하고 양적완화 기간을 9개월 연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가 언제 오를지와 관련해서는 아직 많은 정보가 없는 상태다. ECB 정책당국자들은 그동안 자산 매입이 끝난 훨씬 후에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만약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예상보다 더 빠르거나 혹은 더 느린 양적완화 속도를 결정한다면 금리 전망도 바뀔 것이고 이는 채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유로존의 기준금리는 1년 반째 마이너스(-) 0.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드라기 총재가 예상보다 빠른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발표할 경우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글로벌 증시 역시 신고가 행진을 멈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리 전망을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면 금융 시장에 그동안 지속했던 낮은 변동성 시대가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연설 당시 드라기 총재는 자산 매입 축소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음을 시사하며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당시 독일의 10년물 국채금리는 0.570%까지 오르며 18개월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로화는 달러 대비 2% 상승했다.

또한, 이와 같은 발언은 금리 인상 전망에도 영향을 미쳐 시장은 금리 인상 전망을 내년 12월 혹은 이보다 더 빠른 시기로 앞당기게 됐다. 현재 전망은 조금 늦춰져 시장에서는 다음번 금리 인상 시기를 2019년 3월 정도로 예상 중이다.

패시픽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앤드류 보솜워스 이사는 "ECB의 양적완화 축소 계획이 더욱 분명해지면 이제 시장은 다음번 단계인 금리 정상화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따라 채권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본격적인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섰지만 채권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대차대조표 축소가 시작되기 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현재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아문디의 마일스 브래드쇼 이사는 "양적완화의 경우 이를 종료할 때보다 처음 시작할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전했다.

또한, WSJ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오래되고 논쟁거리가 되는 질문은 과연 이러한 양적완화 정책이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줬는지라면서 만약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가 시장의 정서를 개선하는 것에 불과했다면 양적완화가 종료돼도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재 많은 투자자가 중앙은행들의 대차대조표 축소보다 금리 인상의 방향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것 역시 채권 매입 자체의 영향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음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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