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시기가 올해 9월로 앞당겨지고 추가 금리 인상이 12월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은행이 전망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19일 '상반기 미국 경제동향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 미국 고용시장의 추가 개선에 따른 임금 상승 영향이 증대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자산축소 9월, 금리인상 12월에 무게

한은은 미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시기가 오는 9월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우세해졌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주요 투자은행의 관측을 참고하면서 "연준의 9월 보유자산 축소 발표,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실제로 금리 및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는 시기는 앞으로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고용 물가 등 주요 경제지표, 미국 정부정책 전개 상황, 연준 커뮤니케이션 등에 계속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연준은 올해 3월과 6월 금리를 두 차례 인상했다. 올해 안으로 한 차례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과 올해말 미 연준의 보유 자산축소 계획을 밝힌 상태다.

◇실업률 4%대 초중반,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 확대

미국의 실업률은 잠재수준 이상의 경제성장이 이뤄지는 가운데 꾸준히 고용이 늘어나면서 4%대 초중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연준 위원들이 추정하는 자연실업률 4.6%를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중기적으로는 연준의 목표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하회하겠으나 중기적으로는 일시적인 둔화요인의 소멸, 임금 상승, 수입물가 상승 등으로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실업률과 임금 및 물가상승률은 보통 역(-)의 관계지만 근래에는 이런 관계가 약해졌다고 봤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의 관계를 보여주는 필립스 곡선의 기울기가 완만해졌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한은은 "필립스곡선의 기울기가 매우 완만해졌으나 실업률이 잠재수준 아래에서 더욱 낮아질수록 필립스 곡선의 기울기가 가팔라진다"고 분석했다. 또 실업률이 낮아질수록, 유휴인력이 적은 산업, 지역일수록 임금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며, 이는 물가에 일부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경제정책, 예상보다 완화 또는 지연 가능성

한은은 공화당이 우선 처리하고자 하는 미국 건강보험법안(AHCA)의 난항, 대통령 탄핵 논란 등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추진 동력이 약해질 것으로 봤다.

이에 추진중인 경제정책들이 예상보다 완화된 수준에서 지연돼 실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재정부양의 경우 주요 투자은행들이 GDP의 0.5~1.0%(1천억~2천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에는 감세를 중심으로 이보다 더 약해진 GDP의 0.5%(1천억달러)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가 완전고용 수준으로 개선되고 있어 경기부양이 긴요하지 않고, 정부부채 비율이 더 악화될 우려가 있는데다 추진 동력이 약해진 상황으로 의회를 거치면서 감세 규모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은 "이런 재정부양에 대한 시장 기대 약화는 내년 연준의 금리인상 확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 정치상황과 관련한 높은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되며, 성장의 상·하방 리스크로 잠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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