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가 상대적으로 매파적이었다는 평가 속에서 통화정책 당국자들의 발언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1일 대체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매파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국내 채권시장도 갈피르 못잡고 미국금리에 연동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글로벌 통화당국자들의 발언이 엇갈려서다.

이들은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지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9월부터 자산 축소에 돌입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후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최근 물가지표 부진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하며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임금이 상승하면 물가상승률이 2%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하눈 등연준의 정책 기조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도 저금리가 금융 안정성을 우려한다며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명확하게 했다.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과 향후 인상 전망에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지난주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물가지표 부진에도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실수라고 지적한 반면,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금리를 다시 올리기 위해 연말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발언했다.

영란은행(BOE)도 지난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여덟 명의 위원 중 세명이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매파 색채를 보였지만, BOE총재는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여전히 약한 임금 상승세와 브렉시트 협상이 경제에 끼칠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금리를 올리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밝혔다.

주요국 중앙은행 내부에서도 통화정책 결정자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한국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시장참가자들의 금리 인상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미국 금리 인상이 향후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늦추지 말고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물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의 물가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국제유가도 약 한 달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국내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주 긴축 발언을 한 이후 흔들렸으나 이후엔 글로벌 금리를 따라 움직이는 상황이다"며 "이후는 물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가 호조를 보이다가 최근 주춤하자 글로벌리 수익률 곡선이 플랫으로 가고 있다"며 "그러면서도 예전처럼 유가가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에 헷갈리는 모습이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려면 물가 상승세가 확인돼야 한다"며 "국내도 기준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물가 상승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유가 추이에 주목할 것 같은데, 유가 하락은 채권 강세재료로 작용할 수도 있어 얼마나 반영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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