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올해 건설업계는 주택경기 하강과 더딘 유가상승으로 험로를 걸을 것으로 전망됐다. 입주실적에 따른 현금흐름 변화, 해외 플랜트 현장의 추가 원가조정 등이 신용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2일 국내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주택경기 하강을 예상하는 근거 중 하나는 44만호에 달하는 입주물량이다.

지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입주물량 29만4천호와 비교하면 50% 가까이 증가한 수준인데 금리인상, 강화된 금융규제 등으로 수요 여건이 나빠졌다.

분양계약자가 기존주택 매각 지연 등의 사유로 입주시점을 늦추게 되면 건설사는 운전자본 부담이 증가하고 현금흐름이 악화한다.

지역별로는 경기와 기타 지역을 주의해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는 올해 입주물량이 16만4천호로 과거 10년 평균인 8만3천호의 두 배에 달한다.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지방 입주물량도 15만호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2000년~2013년 평균인 7만5천호의 두 배 수준이다.

반면 서울은 올해 입주물량이 3만5천여호로 2010년 이전 평균 입주물량인 5만4천호를 밑돌았고, 6개 광역시 입주물량도 2000년~2010년 평균인 7만9천호를 하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에도 예금금리와 월세수익률 간 격차가 큰 데다 올해 금리인상이 추가로 단행되더라도 상승폭이 크지는 않아 주택에 대한 투자유인은 유효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수주는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기간 연장에 대한 기대, 중국 원유수입 증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치 불안 등으로 유가가 배럴당 미화 60달러 수준으로 올랐으나 셰일오일의 영향으로 미화 40달러에서 60달러 사이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이는 국제통화기구가 추정한 중동 주요국가의 재정균형 유가에 못 미치는 수준인 데다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지난해 이란 수주물량 52억 달러가 본격적인 착수에 들어가지 못하는 등 주변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신규수주는 저조하지만 대규모 원가조정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진단됐다.

대부분의 대형건설사가 지난 2013년에서 2016년 해외공사 원가율 재조정으로 대규모 손실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회계처리에 따른 추가 조정 여지는 남아 있다. 지난해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은 강화된 회계기준을 적용해 해외현장의 추가 손실을 실적에 반영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역대 수위권 수준의 입주물량, 정부의 정책 기조, 발주처 위주의 해외건설 수주환경 등을 감안하면, 2018년 건설산업은 전년도 대비 산업환경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제시했다.

한국기업평가는 "건설업체들의 2018년 등급전망은 중립적"이라며 "실적 방향성과 관련해 주택경기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해외부문의 수주회복 및 손실축소 여부도 주요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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