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금리 차이에 사실상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래 양국의 금리 차이가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원화 강세 흐름이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양국의 금리 차이가 좁을수록 해외투자자들의 국내 자산 매력이 감소하고, 이는 투자 위축에 따른 수급상 원화 약세 요인이 된다.

그러나 달러-원은 글로벌 달러 가치를 따라가는 경향이 강한 데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등 원화 강세 재료도 부각하며 한·미 금리 차와 따로 가고 있다.

22일 삼성선물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최근 20영업일 동안 달러-원 환율은 한·미 2년물(양국 국채) 금리 차이와 0.05의 상관계수를 나타냈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같은 방향, 마이너스(-) 1에 다가설수록 반대 방향에서 밀접하게 연동하는 것을 보여준다.

상관계수가 0.05에 불과하다는 것은 상호 영향이 전혀 없다는 의미다. 10년물 장기 금리 차이와 달러-원의 상관계수도 0.19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후부터 올해 1월까지 달러-원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는 시점에서는, 한·미 금리 차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소 수준으로 더 줄었다.

단기 금리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일본과 유럽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진단이 늘었다.

채권 시장에서는 금리상승 압력이 지속하고 있지만, 원화는 상대적으로 위험자산 선호 여부(리스크 온·오프)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에 민감했다.

정영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견인 물가 상승에 대한 확인 심리와 이에 맞물린 기대 인플레이션 확대, 유럽중앙은행(ECB)·일본은행(BOJ) 등 선진국 중앙은행의 완화 스탠스 후퇴 가능성 등이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20영업일 동안 달러 인덱스와 0.66의 상관성을 보였다. 달러-위안(CNY)도 상대적으로 높았다(0.61).

달러-엔 환율과는 0.38, 구리와 0.43, 스와프 포인트와 0.34를 나타냈다.

방향성이 반대인 지표를 보면, 안전 자산의 대명사인 금과는 -0.85에 달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와는 -0.70, 세계지수와는 -0.54였다.

호주 달러와 서부 택사스산 원유(WTI), 코스피는 각각 -0.59, -0.59, -0.49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작년부터 많은 통화에서 금리차이와의 상관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달러-원은 달러 인덱스를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금리가 2.6%를 넘어선 영향이 생길지 지켜봐야 한다"며 "위안화 강세 현상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d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