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ㆍ임직원ㆍ거래처 자녀 별도 관리 특혜채용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금융감독원이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을 점검한 결과 청탁에 따른 특혜 채용 등 총 22건의 비리 정황을 확인했다.

금감원은 지난 12월부터 지난 24일까지 약 2달에 걸쳐 KB국민·신한·KEB하나·NH농협 등 11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채용 업무의 적정성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22건의 비리를 적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지원자 중 사외이사·임직원·거래처의 자녀와 지인 명단을 별도 관리하고 우대요건 신설, 면접점수 조정 등의 방법으로 특혜 채용한 사례가 9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정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점수 조작 7건, 채용 전형의 불공정한 운영 6건 등이었다.

A 은행은 전직 사외이사 자녀가 서류전형 합격선인 840등을 기록, 다른 지원자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류전형 합격자 수를 늘려 통과시켰다. 이 지원자는 최종 합격했다.

최고경영자(CEO) 친인척이 서류·실무면접 등에서 최하위권이었으나 임직원 면접 시 최고 등급을 받아 최종 합격한 사례도 있었다.

별도 관리 중인 명단에 포함된 지원자에 대해 서류전형 통과 혜택을 부여한 은행도 있었다.

B 은행은 사외이사 지인이 필기전형, 1차 면접 등에서 최하위권임에도 사전 채용공고에 없던 글로벌 우대 사유로 통과시킨 후 임원면접 점수도 임의 조정해 최종 합격시켰다. 계열사 임원의 지인, 전 지점장의 자녀들에 대해서는 면접점수가 불합격권이었으나 이를 임의 조정해 합격 처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정 대학 출신 합격을 위한 면접점수 조작한 사례도 7건이나 적발됐다.

3개 은행은 채용과정에서 인사담당 임원이 자녀의 임원면접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했고, 해당 자녀는 고득점으로 합격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 은행은 비공식적 사전 면담을 통해 입수한 가족관계 정보 등을 면접위원에게 전달했으며, 채용인 원을 임의로 늘려 정치인 자녀 등이 최하위로 합격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은행에서는 계열사 사장 및 현직 지점장, 최고경영진 관련 사무직 직원의 자녀가 인성점수가 합격 기준에 미달했지만, 간이 면접을 통해 정성평가 최고 점수를 부여해 최종합격 시켰다.

채용절차 운영상의 미흡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11개 은행 중 3개 은행은 블라인드 채용 제도 운영하지 않고 있었으며, 임직원 자녀 등에 대한 채용혜택을 부여한 은행도 있었다. 일부 은행은 채용평가 기준 불명확하거나 전문계약직 채용에 대한 내부통제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용비리 정황은 수사기관에 이첩하고, 절차상 미흡 사례에 대해서는 은행에 제도 개선을 지도할 예정

금감원 관계자는 "채용비리 정황은 수사기관에 이첩하고 절차상 미흡 사례에 대해서는 은행에 제도 개선을 지도할 예정"이라며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채용 관련 모범 사례 마련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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