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금호타이어 매각을 주도하는 산업은행과 유력한 인수 후보자인 더블스타가 고용안정에 대한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함에 따라 소위 '먹튀' 논란이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을 승계하고 3년 동안 고용을 보장해주기로 산은과 합의했다.

더블스타는 앞서 지난 2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산은을 포함한 채권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더블스타가 승계하기로 한 단체협약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함부로 국내에서 철수할 수 없다.

계약서의 '종업원 고용보장' 항목을 보면 '분할, 합병,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 양도', '국내 공장 이전 및 폐쇄, 업종 전환' 등의 각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 노조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나아가 고용보장과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형태의 안전장치를 담았다. 국내 철수를 비롯해 각종 구조조정과 고용보장에 대해 이중으로 장치를 확보한 셈이다.

실제로 '설비도입, 생산물량 변화 등으로 고용 및 근로조건 변동', ' 경영상 사유로 일방적인 정리해고, 명예퇴직' 등을 결정할 때도 노조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

나아가 더블스타가 국내외 해외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할 경우에도 노조와 논의를 통해 합의해야 하는 것으로 적시됐다. 심지어 더블스타는 매년 생산물량과 연구투자비 관련 사항에 대해서도 노조와 합의하기로 했다.

이러한 항목은 다른 노조의 단체협약과 비교하면 수위가 상당히 높다는 평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국내에서도 확실하게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산은이 더블스타로의 매각 철회를 주장하는 건 단순히 인수자가 '중국기업'이라는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노조는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다.

류관중 노조 기획조정실장은 "단체협약의 내용이 아무리 강해도 폐쇄를 막지는 못한다"면서 "논란이 됐던 하이디스의 경우에도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어도 결국은 공장을 폐쇄해 임직원이 복귀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국내 업체일 경우 강제가 되나 해외업체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 적자가 나는 사업을 지속해서 끌고 가라는 것도 이상하다"면서 "생산성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는 노조를 반길 인수자가 누가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단체협약에 담긴 내용이 노조에 유리한 만큼 노조는 여기에 기반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6년 기준 금호타이어 생산직 인건비는 1인당 8천150만원이다. 단순 비교하더라도 베트남 공장(840만원)보다 10배 가까이 많다.

일부에서는 더블스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제안한다.

노조가 해외 매각을 반대하는 이유는 과거 쌍용자동차, 하이디스 사태에서 볼 수 있듯 중국기업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아서다.

더블스타가 직접 노조와 만나 청사진 등을 제시한다면 노조의 반발도 가라앉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더블스타는 지금까지 산은과 협상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중국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약해 노조가 반발하는 것"이라며 "노조와 협상을 채권단과 국내 금호타이어 경영진에만 맡길 게 아니라 더블스타 경영진이 한 번이라도 나서야 달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노조도 동의하게 만들 '명분'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채권단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6천463억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에 거래를 종료할 계획이다. 이달 안으로 노조의 동의를 받아 거래에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현재 채권단은 노조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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