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친구 아들을 특혜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친구 아들이 하나은행에 입사 지원했다는 말에 추천했고, 해당 지원자는 평가 점수가 합격선에 미치지 못했는데도 서류전형에 통과해 입사했다는 것이다.

10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최 원장은 2013년 하나지주 사장 재직 연세대 71학번 대학 동기로부터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에 지원한 친구 아들의 이름을 인사 담당 임원에게 전달했다.

이 지원자는 평균 접수가 합격선보다 낮았지만, 최 원장이 내부 추천했다는 이유로 서류전형을 통과했고 그 해 최종합격했다.

최 원장은 친구 아들을 추천한 것은 인정하지만 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부탁받은 걸 담당자에게 전달하고 예우 차원에서 합격 여부만 미리 알려달라고 했을 뿐 채용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 원장이 하나금융연구소장으로 일하다 지주 사장으로 넘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을 때라 은행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부탁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 인사담당 임원이 채용과정에 관여했고 최 원장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최 원장의 사례가 검찰이 수사 중인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초 KEB하나은행·KB국민은행 등 5개 은행의 채용비리 의심 사례를 적발해 검찰에 이첩했다.

금감원은 VIP명단을 관리해 해당 지원자에게 서류전형 통과 혜택을 준 것도 채용비리 중 하나로 꼽았는데, 최 원장도 특정 인물을 추천했고 그 덕분에 서류전형을 통과했다면 그 이후 최종 합격하는 데 직접 관여를 하지 않았더라도 문제가 된다.

시중은행의 채용비리 검사를 진행해 온 금감원은 최 원장의 특혜채용 의혹이 터지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김정태 회장의 3연임 문제를 두고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이 갈등을 빚은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며 "조만간 입장 표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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