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금리 정상화로 채권수익률 곡선이 높아지고, 디레버리징과 자산가격 조정이 나타날 경우 신흥국 외환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지적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일형 금통위원은 지난 6일 '선진국 정상화가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마카오대학 강연에서 "미국 금리 정상화에 신흥국시장은 자본 흐름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외환시장에 압력 또는 환율에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선진국 투자에 따른 평가손실로 대차대조표가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금융위기로 미국의 양적완화(QE)가 이어지는 동안 채권수익률 곡선 하락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효과가 나타났는데 금융위기 이후 이런 효과가 줄어들면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자본 흐름의 비대칭성으로 신흥국이 각 나라별 펀더멘털에 따라 다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미국 금리 정상화가 점진적으로 이어지면 금융시장이 이를 조정할 수 있지만 정상화가 급격히 이뤄지면 일부 신흥국은 갑작스러운 자본 철수가 일어날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며 "선진국 정상화로 신흥국은 환율과 금융부채 증가의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 위원은 "아시아 신흥국의 모든 나라가 같은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며 "한국을 비롯한 펀더멘털이 좋은 나라들과 그렇지 못한 나라 간의 차이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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