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1천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한다.

1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케이프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사모 CB 발행에 돌입했다.

발행 규모는 유동적이지만 최소 1천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CB는 주식 전환권이 붙은 채권이다.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아니면 만기까지 보유해 '투자금+이자'를 돌려받으면 된다.

공모가 아닌 사모 CB인 만큼 이미 투자자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메자닌으로 이익을 거두는 자산운용사 등에서 탐낼 만하다"면서 "주식으로 전환하면 그만큼 부채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 주가도 덩달아 상승할 수 있다"면서 "투자자는 여기서 발생하는 차익을 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2천2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526억원)보다 무려 324% 증가한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발행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조건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2019년 회계기준 변경을 앞두고 자본 확충을 위한 방안"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CB 발행에 부정적인 평가도 내린다.

아시아나항공이 CB를 발행하는 건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고 해석될 수 있어서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은 20.3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자기신용을 기반으로 일반 무보증 회사채의 발행이 어렵다. 한 번에 1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려면 주식관련사채 또는 담보부사채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이 현재 만기 1년짜리 미만의 전자단기사채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날에도 6개월짜리 전단채 50억원을 발행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이와 같은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 사옥을 매각해 4천억원이 넘는 자금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1일 단독 송고한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금호사옥 매각한다' 기사 참고)

최근 도이치자산운용을 배타적 협상자로 선정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매각 조건에는 금호아시아나가 다시 되살 수 있는 '콜옵션' 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콜옵션 없이 매각한다는 건 '트루 세일(True Sale)'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과거와 달리 확실하게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려는 금호아시아나의 의지가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가 아시아나항공, 금호고속, 금호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자산을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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