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한주 5천 대는 생산해야 단기적으로 10억 弗 운전 자본 구축 가능"

"큰 손 투자자 인내심 상실"..파산 가능성 가늠 '알트만 Z 스코어'도 바닥

창업자 머스크 다음 2대 주주 피델리티도 최근 지분 3분의 1 매각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미국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가 모델 3 생산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보유 현금이 갈수록 달리는 것도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이런 지적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7월 모델 3을 그해 12월까지 월 2만 대 생산할 것이라고 했다가 이내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고, 지금은 월 2천500대만 생산하는 것으로 집계되는 것과 때를 같이 한다.

테슬라는 오는 6월까지는 매달 5천 대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으나 월가 일각에서는 '과연 그럴까'라는 의구심이 여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UBS의 콜린 란간 애널리스트는 저널이 인용한 분석에서 테슬라가 한주에 모델 3을 5천 대 생산할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 자금이 소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 수준을 달성해야만 단기적으로 10억 달러의 운전 자본이 확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냐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2010년 상장한 후 약 10억 달러의 현금을 소진한 것으로 추산하면서, 테슬라 정도의 美 상장사로서는 이례적으로 큰 액수라고 평가했다.

저널은 이와 관련 테슬라 시총이 570억 달러가량임을 상기시켰다.

바클레이즈의 브라이언 존슨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한주에 5천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음을 입증해야만 오는 3분기에 추가 차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널은 이 규모가 한해 기준으로는 25만대로, 통상적인 자동차 라인의 `경제적 생산 하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CNBC는 지난 14일 테슬라의 전·현직 엔지니어 등을 인용해 테슬라가 높은 수준의 부품 결함률에도 이를 폐기하지 않고 재작업하는 바람에 생산이 계속 지연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익명의 현직 엔지니어는 CNBC에 "부품 결함률이 무려 40%에 달한다"고까지 폭로했다.

투자회사 웨이스 해링턴 앤드 어소시에이츠 산하 리서치 부문인 유닛 이코노믹스의 나탄 웨이스는 저널에 "일부 큰 손 투자자가(테슬라에 대해)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테슬라에 대한) 그들의 열정이 한해 전만 못하다"고 진단했다.

저널은 웨이스 해링턴이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의 파산 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의 하나인 '알트만 Z 스코어'도 테슬라 앞날이 지극히 어두운 것으로 평가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에드워드 알트만 뉴욕대 교수가 1960년대 말에 구축한 이 지표는 주가와 운전 자본 및 어닝 추이 등을 종합해 산정되는 것으로,테슬라는 현재 2014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은 1.2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수가 1.8을 밑도는 기업은 투자자들이 꺼린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특히 그 수치가 1.0 또는 그 이하로 떨어지면 2년 안에 파산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저널은 테슬라 10대 주주 가운데 최근 3곳이 보유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美 당국에 보고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머스크 다음의 2대 주주로 약 10%를 보유한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가 지난해 2-3-4분기에 약 3분의 1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피델리티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반면 T 로 프라이스 그룹은 지난해 4분기에 테슬라 지분을 두 배 이상 늘려 4대 주주로 부상하기도 했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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