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한미 금리역전에도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가 크지 않지만 달러 부채와 수출입 대금을 회수, 지급하는 과정에서 환율 변동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2일 '美금리인상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미 금리인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국내, 국제금융시장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무협은 "달러 부채 규모를 적정수준에서 관리하고, 환변동보험 등을 활용해 환리스크를 헤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달러-원 환율 변동에 따라 엔, 유로 등 통화 환율이 급변동할 수 있으므로 통화별 수출입 비중을 감안해 수출대금을 회수하고, 수입 대금을 지급하는 시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달러-원 환율 변동에 따라 엔화가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될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일본과 해외시장에서 경쟁도가 높은 기업은 엔화 움직임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상수지가 적자이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수준이 높은 신흥국에 수출하는 비중이 높은 기업은 주문 취소, 감소, 재고처리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미간 기준금리가 역전되더라도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는 크지 않지만 미국 금리인상이 빨라지면 우리 수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무협은 전망했다.

올해는 미국 국채수익률(10년물)이 2.86% 수준으로 올라 이미 높은 수준이므로 외국인 자금이 수익률을 따라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협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인상 횟수를 4회로 늘리고, 인상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지난달 제롬파월 미 연준의장이 2018년중 통화긴축 강화를 시사하면서 금융시장에서 연 4회 인상도 가능하다는 반응이 우세해졌기 때문이다.

주요 투자은행 전망을 보더라도 4회 인상 전망은 눈에 띄게 많다.









무협은 미국 금리인상이 빨라지면 신흥국으로부터 외화유출이 가속화하면서 신흥국 경제가 불안정해질 수 있고, 이는 우리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세안 등 신흥국 경제가 외국인 자금유출로 실물경제가 급변하고, 상황이 악화돼 경기 침체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협은 "우리나라의 대 신흥국 수출비중은 지난해 57.3% 수준"이라며 "우리 수출구조가 신흥국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신흥국 경제가 안좋아지면 수출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외인 자금 유출,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 우리 수출경쟁력에 일부 긍정적일 수 있지만 신흥국 경제가 나빠지면 부정적 영향이 훨씬 크다고 무협은 지적했다.

이어 원자재 등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환율의 급격한 변화는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