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투표에 80% 찬성..월가 "통상적인 찬성률 95%에 미달"

애널리스트 "주총이 회의적으로 찬성한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 미국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는 21일(이하 현지시각) 특별 주주총회에서 창업자이며 최대 주주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26억 달러(약 2조7천800억 원)의 보상 패키지를 허용하기로 했다.

주총은 이날 73%가 투표한 상황에서 찬성 약 80%로 머스크 보상 패키지를 승인했다고 美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전에 없는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테슬라는 머스크에게 현재 590억 달러 수준인 시총을 향후 10년 10배가 넘는 6천500억 달러로끌어 올리는 조건으로 주식의 1%에 해당하는 168만 주를 스톡옵션으로 지급하는 파격적인 보상 패키지를 마련했다.

이 패키지는 머스크가 목표 시총을 달성하지 못하면 단 한 푼도 받지 못하는 美 기업 사상 지극히 파격적인 조건이란 점에서도 큰 관심을 끌어왔다.

이 때문에 테슬라 자문 그룹인 글래스 루이스는 주주들에게 이사회의 보상안을 거부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합쳐서 지분 14%를 보유한 주요 주주인 베일리 기포드와 T 로우 프라이스 그룹이 앞서 지지 입장을 밝혀 보상안 승인 가능성을 높였다.

머스크는 지분율 20%의 최대 주주로 알려져 왔다.

월가 관계자들은 그러나 보상안이 통과됐지만, 찬성률이 그간의 평균치보다 크게 낮은 점을 주목했다.

즉 통상적으로 미국 대기업 CEO 보수 안이 주총에서 표결될 경우 평균 95% 내외의 찬성표가 나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따라서 80%가량에 그친 점은 시시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현금 고갈 우려와 생산 지연, 그리고 머스크가 우주 발사 프로젝트인 스페이스X에도 관여하는 등 비즈니스 폭이 너무 넓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주가가 지난해 9월의 고점에서 18% 주저앉은 점을 상기시켰다.

파리엔트 어드바이저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테슬라 주총이 "회의적인 찬성을 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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