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주요 2개국(G2)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자산회피(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만을 타깃으로 500억 달러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30억 달러 규모로 미국 돈육 등에 보복관세 계획을 내놓았다.

금융시장에서는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등 3대 지수는 2% 이상 급락하고, 미국 국채 금리는 밀렸다. 달러-엔 환율은 2016년 11월 이후 16개월 만에 105엔을 밑돌았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8원 이상 올라 사실상 1,080원 선에 올라섰다.

아시아시장에서 코스피는 2%, 닛케이225 지수는 3% 이상 급락 중이다.

시장참가자들은 무역전쟁이 당분간 달러-원 환율에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23일 "당장 1,090원은 힘들겠지만, 1,080원이 지지받게 될 것"이라며 "코스피가 추가로 내리고, 외국인도 이에 동참한다면 상승 폭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B 은행 딜러는 "매우 좁았던 레인지를 뚫으면서 리스크오프가 탄력을 받고 있지만, 수출업체들은 수출업체 네고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시장이 당장 패닉장으로 흐르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관세부과 규모와 과세율이 예상보다 온건했다고 판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보복조치도 미국의 관세부과가 구체화하기 전에는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관세조치 세부 계획이 마련될 향후 15일 간 양국의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도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레토릭(수사)에 비해 실제 행동이 온건한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 패턴은 유지될 것"이라며 "무역정책 리스크가 더 확대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관련 업계의 주가 약세 등 금융시장 변동성은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수입품에 연 50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천300개의 품목 후보군 가운데 최종 관세 부과 대상을 보름 뒤에 결정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로 대중 무역적자를 작년 말 3천750억 달러에서 1천억 달러까지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오는 23일부터 시행될 미국의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부과 조치에서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과 호주,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과 함께 4월까지 적용을 유예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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