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서울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가늠하는데 분주하다.

23일 인포맥스 시가평가 매트릭스 통합(화면번호 4743)에 따르면 전일 통화안정증권(이하 통안채) 3개월물 금리는 1.553%로 기준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통안채 1년물 금리는 1.909%를, 2년물 금리는 2.145%를 나타냈다.

통상 채권시장에서 단기물은 통화정책의 영향을 많이 반영하고, 장기물은 경기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통안채를 비롯한 단기물은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금리에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채권인 만큼 통안채 91일물 금리 수준만 보면 향후 3개월 동안 한국의 기준금리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추정도 할 수 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통안채 3개월물이 단기자금시장의 영역이라 기준금리 이외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통안채 1년과 2년물 금리 등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다른 고려사항도 있겠지만, 이론상 통안채 3개월물 금리가 기준금리와 같다는 건 3개월 내 금리 인상 기대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최근 한은 총재의 발언도 그렇고 물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금통위원들의 발언도 그렇고 5월에 금리를 올리기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인사청문회와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대내외 주요 이벤트가 마무리되면서 당분간 단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외 금리 차와 국내외 물가지표 등 고려사항이 많아 금리 하락에도 제한이 있다고 봤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통안채 1년물 금리가 전일 기준으로 1.909%인데 개인적으로 1.85%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며 "2년물 금리도 2.05~2.08%까지 떨어지며 기준금리 2회 인상 반영했던 것을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채권 딜러는 "이벤트 해소와 미국 연내 3회 인상 유지, 무역전쟁 우려 등에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데, 하단은 막혀 있다"며 "국고채 3년물을 기준으로 본다면 많이 강해져도 2.20% 정도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그는 "영란은행이나 유럽중앙은행 등도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결국 물가지표에 관심을 기울이며 시장은 인상 시기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되길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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