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3연임에 성공했지만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부터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 사임에 이르기까지 금융당국과의 갈등이 이어졌고, 이러한 상황은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 회장의 3연임 안건을 의결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금융지주 회장으로서는 세 번째 3연임이다.

김 회장은 이날부터 2021년 3월까지 3년 임기를 시작한다.

하나금융 회장 선임 과정은 금융당국과의 갈등의 연속이었다.

'셀프 연임'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지배구조 문제를 놓고 금융당국과 날 선 대립각을 세웠다.

금감원은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과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검사를 이유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선임 절차를 잠시 중단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회추위는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회사의 회장 선임 절차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예정대로 일정을 강행했고, 김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당시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그 사람들(하나 측)이 당국의 권위를 인정 안 하는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금감원은 13건의 하나은행 채용비리 정황을 검찰에 넘기면서 하나금융을 압박했다.

그러다 최 전 원장이 하나금융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친구의 아들을 특혜채용했다는 의혹이 갑작스레 터져 나왔고, 최 전 원장이 사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금융당국에서는 하나금융을 배후로 지목하면서 고강도 압박을 예고했다.

급기야 금감원은 특별검사팀까지 꾸려 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의혹과 최 원장의 인사청탁 의혹을 확인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금감원은 김 회장을 포함한 하나금융 고위 임원들을 모두 채용비리 점검 대상에 올려 놓고 있다.

금감원은 김 회장의 3연임이 확정된 만큼 그간 중단했던 하나금융과 하나은행에 대한 지배구조 검사도 재개할 예정이다.

회장 후보군 관리에서부터 사외이사 선임 과정, 김 회장이 지주회사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를 보는 적격성 심사 등을 모두 따져 문제가 발견되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의혹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김 회장을 겨냥한 금감원의 칼 날은 멈추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은행법 위반 여부도 들여다 볼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김 회장이 이러한 외부의 압박을 어떻게 견뎌내고 대처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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