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평균분양가격이 17억원대에 달하는 서울 강남의 디에이치 자이 개포 일반분양이 성공리에 마감되며 청약당첨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종 규제로 외부 차입이 어려운 데다 장기간 시세변동, 금리인상 등 외부 변수에 분양대금이 묶이기 때문인데 10만여명에 달하는 현금부자들이 몰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에이치자이 개포 청약에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1천245가구 분양에 3만1천423명이 청약해 평균 25.22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1순위 청약 자격이 강화된 데다 중도금 대출보증이 막혀 10억원이 넘는 분양대금을 개인이 조달해야 되는 점을 고려하면 성공적이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분양가는 전용면적별로 ▲63㎡ 11억120만원 ▲76㎡ 13억1천990만원 ▲84㎡ 14억3천160만원 ▲103㎡ 17억2천730만원 ▲118㎡ 19억2천600만원 ▲132㎡ 20억4천830만원 ▲173㎡ 30억1천170만원 ▲176㎡ 30억6천500만원 등이다.

작게는 11억원에서 많게는 30억원에 이르는 분양가를 자체 조달해야 하는데, 일반분양에 앞서 진행된 특별공급에서는 20대 당첨자까지 나와 금수저 논란까지 나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펴낸 2017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2016년말 기준 약 24만2천명으로 파악됐다.

거주지역별로는 서울 10만7천명, 경기 5만명, 부산 1만7천명 등이다. 최근 5년간 부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도 서울이다. 서울의 부자는 2012년 대비 2만8천여명이 증가했다.

서울에서도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 부자가 3만9천명으로 서울 전체 부자의 36.1%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양천구 5천700명, 동작구 4천500명, 영등포구 4천400명 등이다.

이런 점을 봤을 때 이번 디에이치자이 개포 청약에 강남3구에 거주하는 부자들이 대거 몰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비슷한 시기 경기 과천에서 분양한 SK건설의 과천 위버필드가 1순위 청약마감에 실패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됐다.

경기도에서 부자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은 성남시가 9천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용인시 6천800명, 고양시 5천700명, 수원시 4천100명 등이다.







<출처: 2017한국부자보고서>

다만, 디에이치자이 개포가 부자들이 기대하는 투자수익률 기준을 충족하는지는 미지수다.

앞서 분양된 래미안 블레스티지, 디에이치아너힐스,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의 전용면적 84㎡의 분양권 시세가 20억~21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산정하면 시세차익은 7억원가량 된다.

단순 계산한 수익률이 50%가 되는데 해당 단지 입주예정일이 2021년 7월이다. 최소 투자기간이 3년을 넘어 연간 수익률로 따지면 17% 수준이다.

부자보고서에서 파악한 강남3구 부자의 투자부동산에 대한 기대수익률 12.6%는 충족하지만 로또라고 부를 수준은 아니다.

또 최근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 역전으로 국내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금융당국의 자금출처조사, 3년동안 아파트의 시세변동 등을 견뎌내야 하는 점도 있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조정기가 임박하며 시세보다 낮은 수준의 분양가를 책정한 것이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분양성공 요인으로 보인다"며 "시세수준의 분양이었다면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상황을 봤을 때 주택시장 조정기가 임박했다"며 "일단 조정에 들어가면 2~3년간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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