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5개월 만에 JV로 선회…투자부담 완화 차원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현대상선이 보유한 스페인 알헤시라스의 컨테이너 터미널(TTIA)의 2대 주주로 프랑스 선사인 씨엠에이-씨지엠(CMA-CGM)을 '낙점'했다. 이를 통해 현대상선은 투자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CMA-CGM과의 협업을 통한 글로벌 영업망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TTIA의 지분 절반(50%-1주)을 글로벌 3위 해운사인 CMA-CGM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두 회사는 이런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지난달 말 체결했다.

TTIA 지분 절반의 매각가격은 현대상선의 취득원가인 588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향후 TTIA를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운영,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 2016년 말 과거 한진해운 소유였던 TTIA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세부사항 조율에 막판 '진통'을 겪으면서 인수를 마무리하는 데는 총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당시 TTIA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해 현대상선이 투자한 금액은 총 1천176억원 수준이었다. 인수작업이 지연됐던 데는 투자구조를 확정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단독 참여를 통해 TTIA의 지분 전량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현대상선은 100%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에이치티알헤라시스(50%+1주)'를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울러 현대상선이 '50%-1주'의 지분을 갖고, 에이치티알헤라시스가 '50%+1주'를 보유함으로써 총 100%의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SPC를 활용해 인수구조를 짠 것은 향후 글로벌 투자자 유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포석이었던 셈"이라며 "이번 거래를 통해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50%-1주'가 CMA-CGM에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TIA가 유럽과 아프리카, 남미를 오가는 전략적 물류 요충지에 위치한 만큼 향후 현대상선의 영업 기반 확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현재 TTIA는 덴마크 선사인 머스크와 프랑스 CMA-CGM, 중국 선사인 코스코(COSCO), 일본 엠오엘(MOL) 등 글로벌 선사들이 대부분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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