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올해 안으로 2조4천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할 예정인 아시아나항공이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는 향후 국제유가와 달러-원 환율 등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6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체결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올해만 차입금 차환을 포함해 2조4천139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유상증자(1천500억원), 광화문 사옥 매각(2천억원), 영구채권(신종자본증권, 2천200억원), 계열사 기업공개(IPO, 2천720억원), 대한통운 지분 매각(1천644억원) 등 실질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는 자구안의 규모는 1조1천377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이런 대규모 유동성 확충안을 내놓더라도 결국은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이 모두 다 이행했다고 가정해도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4조5천229억원)에서 20% 정도 감축되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총차입금의 절반(48%) 정도가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성 차입금이어서 지속해서 현금성 자산을 쌓아 대응해야 한다.

결국, 일시적인 효과를 주는 자구안보다는 실적이 아시아나항공의 생사를 좌우할 것이라는 평가다.

최근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에 긍정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 떨어지면 2천149억원의 세전순이익, 상승하면 그만큼의 손해를 본다.

지난해 초 달러-원 환율은 최고점 1,211원에서 내림세를 타고 지난해 평균 1,063.50원으로 마감했다. 이달에도 내림세는 이어지고 있어 조만간 1,060원 선이 뚫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체 외화 부채(2조5천933억원)의 62%를 차지하는 달러화 부채(1조6천918억원)에 따른 이자 비용 경감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아울러 항공유 등 원자재 수입에도 유리하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외화 관련 이익은 1천306억원에 달했다.

달러-원 환율과 달리 고공행진을 하는 유가는 부담이다.

지난 2014년 말 유가 급락 이후 항공유도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항공사의 실적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2016년 초 배럴당 26.05달러였던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최근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지난달 평균 64.94달러로 나타났다. 30달러 수준이던 브렌트유도 70달러를 돌파해 과거와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싱가포르 항공유 기준 77달러로 경영계획을 세웠는데,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58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측면을 고려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는 가능하다는 것이 채권단의 생각이다. 채권단은 "자구안 이행과 차입금 만기 연장을 통해 (유동성 위기는) 소프트-랜딩(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jwchoi@yna.co.kr

j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