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올해 들어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약세 압력이 강해지고 있음에도 투자심리의 가늠자인 신용 스프레드는 벌어지지 않고 있어 월가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미국 마켓워치가 7일(현지시각) 분석했다.

마켓워치는 상당수 투자자의 시각에서 미국 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 격차(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돼야 하는 요인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좁은 상태를 유지했다며 지표에 대한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초부터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급증한 데다 글로벌 경제성장세가 둔화하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이론적으로 신용 스프레드는 더 벌어져야 하는 환경이 형성됐다.

하지만 미국 고금리 회사채와 국채 간 금리 격차는 확대되는 대신 일정 범위를 유지하며 시장의 상식과 어긋나는 모습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 미국 하이일드 마스터 II 지수는 이날 현재 3.4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 26일의 전저점 3.24%와 불과 20bp 차이 나는 수준이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증시 변동성과 신용 스프레드 사이의 긴밀한 상관관계가 허물어진 것이라며 그동안 짝을 이루던 주식과 투기등급 채권이 결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3개 선진국 시장의 중대형 주식 수익률을 좇는 MSCI 세계 지수와 투기등급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 20년 동안 긴밀하게 보조를 맞췄지만, 올해 들어 간극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정책 때문에 신용 스프레드가 경기 사이클을 읽는 가늠자로서 신뢰도에 금이 갔다고 분석했다.

수익률에 목마른 채권 투자자들은 마이너스 금리 또는 저금리 환경에서 회사채를 계속 매입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고금리 채권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SG의 앤드루 랩토른 주식 리서치 총괄은 "이 같은 현상 때문에 (경기 둔화) 신호를 보내는 도구로서 신용 스프레드는 잠재적으로 오염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제이니 몽고메리 스콧의 조디 루리 회사 신용 분석가는 고금리 채권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정크본드 시장으로 유입되는 규모가 커지면서 신용 스프레드의 신뢰도가 왜곡됐다고 진단했다.

루리 분석가는 "신용 스프레드는 적어도 투자적격등급 구간에선 여전히 경고음을 알리는 지표로 작동하고 있다"며 "이 지표는 우리가 경기 사이클의 후반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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