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9일 달러-원 환율은 수출업체 네고 물량 눈치를 보며 1,080원대에 자리 잡을 수도 있다.

러시아와 터키, 아르헨티나 등을 중심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가 원화에 미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옅어졌고 네고 물량도 꾸준하지만, 대외 여건에서 홀로 동떨어져 있을 수는 없다.

미국은 이란과의 핵 합의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하고, 높은 수준의 경제 제재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란과 새로운 협상을 할 준비가 됐고, 의사와 능력도 있다"고 말해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경제 제재는 90일과 180일간의 감축 기간 이후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는 차익 시현성 매도세에 오히려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4% 하락한 69.0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경제 제재가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전망도 차익 시현을 부추겼다.

유가와 다르게 글로벌 달러와 미국 국채 금리는 뛰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는 2.98%대까지 올랐다가 2.97%에서 움직이고 있고, 글로벌 달러 인덱스(G10)는 93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 강세는 유럽의 경제 지표가 부진하고,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이후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통화는 꾸준하게 절하되는 모양새다.

전일 아르헨티나는 페소화 가치 급락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에 탄력대출을 요청했다.

규모는 300억 달러가량으로 알려졌다. 페소화 가치는 올해 20% 이상 급락했다.

터키 리라화 가치도 물가 상승 우려로 미국 달러화에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화를 신흥국 통화의 범주에 넣기에 모호한 측면이 있지만, 영향권에서 배제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시각도 롱(매수)으로 기울고 있어, 포지션 플레이가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날 당장 수급 재료는 되지 않더라도, ADT캡스 관련 달러 매수 물량이 곧 나올 수 있다.

전일 SK텔레콤은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ADT캡스 지분 100%를 1조2천760억 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은 국제통화기금(IMF)·스위스 중앙은행 주최로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미국의 금융 여건은 여전히 완화적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 통화정책의 영향이 과대 평가됐다고 언급하고, 신흥시장의 자금 흐름을 좌우하는 것은 성장 전망과 원자재 가격"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한·중·일 정상회의를 한다.

판문점 선언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들어간 특별성명이 나올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의와 별도로 리 총리 및 아베 총리와도 각각 회담한다.

한·일 통화스와프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있는데, 환율에 당장 하락 재료가 되지는 않으리라고 점쳐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7∼8일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났다.

지난 3월 25∼28일 첫 해외방문 이후 40일 만에 양측이 회동함에 따라, 급진전하고 있는 한반도의 역학관계에서 북·중 혈맹관계가 다시 돈독해지는 모양새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78.1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1개월 스와프포인트(-0.75원)을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076.50원) 대비 2.40원 오른 셈이다.

거래는 1,077.50∼1,079.70원에서 이뤄졌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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